어느 날, 저는 딸과 마주 앉았습니다. 늘 자랑스럽던 딸이 뜻밖의 상황에 놓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좋은 직장과 편안한 보금자리를 누리던 아이였으나, 이미 가정이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제 마음은 무거워졌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막아보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딸에게 “이 관계가 너에게 상처가 되진 않을까?”라고 조심스레 물었지만, 딸은 저를 외면했습니다. “제 선택이니 신경 쓰지 말아요.”라고 말하는 딸의 목소리에 숨겨진 아픔이 느껴졌습니다.
그날 밤, 저는 잠언에 나오는 말씀을 다시 펼쳤습니다.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 믿음 안에서 자라던 딸이 과연 어떤 마음으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저는 기도하며 헤아려 보았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딸은 그 사람을 향한 마음을 접지 않았습니다. “그분은 저를 사랑해요. 언젠가 아내와 헤어질 거예요.”라고 딸은 말했지만, 저는 그 약속이 얼마나 불확실한지 알고 있었습니다. “혹시나 그가 떠나지 않는다면, 너는 어떻게 되겠니?”라고 물었을 때, 딸은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슬픈 눈빛으로 저를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얼마 후, 딸은 집에 거의 오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바쁘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저는 마음이 쓰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 제가 들어가도 될까요?” 목소리가 떨려 있었습니다.
딸을 마주하니, 많이 지쳐 보였습니다. 조용히 식사를 하던 중, 딸이 조심스레 말했습니다. “엄마, 그분은 절 떠났어요. 아내를 정말로 두고 떠날 마음은 없었던 것 같아요.” 말을 이어가며 딸은 눈물을 쏟았습니다.
저는 딸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네가 겪은 아픔이 너무 안타깝지만, 그 잘못을 온전히 네 탓으로 돌릴 수는 없어. 사람은 누구나 진심어린 사랑을 꿈꾸거든.” 딸은 흐느끼며 제 어깨에 기대었습니다. “엄마, 저는 스스로가 부서진 것 같아요.” 그 말에 저는 딸을 꼭 안고 말했습니다. “괜찮아. 너는 다시 일어설 거야. 그리고 언젠가는 너를 온전히 아껴주는 사랑을 만나게 될 거야.”
그 순간, 저는 마음속으로 다시 기도했습니다. 딸이 진실한 사랑을 알고, 더 나은 길을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성경 말씀 중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쫓나니.” 지금은 아픔 속에서도, 언젠가는 이 어둠을 지나 밝은 길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제 안에 피어났습니다.
이 일 이후로 딸과 저는 한층 더 가까워졌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자주 나누며, 아픔과 실수를 통해 배우는 것이 결코 헛된 일이 아니라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먼 길을 돌아왔지만, 딸은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저는 그 아이가 한층 성숙해지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제가 할 수 있는 건 기도와 사랑으로 딸을 품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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