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성경

인생의 갈림길, 어디로 가야 할까? 시편 25편 4-5절의 지혜

일하루 2025. 6. 2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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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아침에 눈을 떠 어떤 옷을 입을까 하는 사소한 고민부터 시작해, 어떤 학교나 직장을 선택할지, 누구와 인생을 함께할지, 중요한 계약서에 서명을 할지 말지 등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는 무거운 선택까지. 때로는 어느 길이 맞는지 도무지 알 수 없어 짙은 안갯속을 헤매는 것처럼 답답하고 불안할 때가 있습니다. 내 경험과 지식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히고, 세상의 조언들은 저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며 우리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바로 이런 순간, 다윗이 드렸던 기도가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시편 25편은 곤경 속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구하는 다윗의 노래입니다. 특히 4절과 5절은 인생의 방향을 잃고 헤맬 때 우리가 어떤 자세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우리 모두를 위한 기도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호와여 주의 도를 내게 보이시고 주의 길을 내게 가르치소서
주의 진리로 나를 지도하시고 교훈하소서 주는 내 구원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종일 주를 기다리나이다 (시편 25:4-5)

이 두 구절을 깊이 묵상하며, 인생의 갈림길에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는 지혜를 함께 발견해 보고자 합니다.

 

여호와여 주의 도를 내게 보이시고 주의 길을 내게 가르치소서
주의 진리로 나를 지도하시고 교훈하소서 주는 내 구원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종일 주를 기다리나이다 (시편 25:4-5)

첫 번째 자세: 나의 길이 아닌 '주의 길'을 구하기

"여호와여 주의 도를 내게 보이시고 주의 길을 내게 가르치소서" (4절)

우리가 길을 잃었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아마도 스마트폰을 꺼내 지도를 검색하거나, 주변 사람에게 길을 묻는 것일 겁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정답'과 '최단 경로'를 찾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다윗의 기도는 조금 다릅니다. 그는 단순히 "어디로 가야 합니까?"라고 묻는 것을 넘어, "주의 도를 내게 보이시고 주의 길을 내게 가르치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여기서 '주의 도(道)'와 '주의 길'은 단순히 A에서 B로 가는 물리적인 경로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방식, 그분의 생각, 그분의 가치관과 성품이 녹아 있는 삶의 총체적인 방향을 뜻합니다.

 

우리는 종종 이런 실수를 합니다.

  • 이미 정해놓은 목적지: 마음속으로 이미 'A'라는 목적지를 정해놓고, 하나님께는 그저 'A'로 가는 가장 빠르고 편안한 길을 알려달라고 기도합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B'라는 다른 길을 보여주시면 실망하거나 심지어 외면하기도 합니다.
  • 나의 성공이 기준인 길: 이 직장을 선택하면 연봉이 얼마나 오를까? 이 사업을 시작하면 얼마나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우리의 선택 기준이 철저히 나의 이익과 세상의 성공에 맞춰져 있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다윗의 기도는 이러한 자기중심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계획이나 욕망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계획과 뜻 자체를 알고 싶어 합니다. '보여달라'는 간구와 '가르쳐달라'는 겸손한 학생의 자세는,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찍어놓고 길 안내만 받으려는 운전자가 아니라, 운전대 자체를 하나님께 넘겨드리는 순종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이나 편안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하신 방식과 그분이 기뻐하시는 길을 배우고 따르겠다는 결단이 담겨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 자세: 감정이 아닌 '주의 진리'를 따르기

"주의 진리로 나를 지도하시고 교훈하소서" (5절 상반절)

길을 선택할 때 우리를 흔드는 또 다른 요소는 바로 '감정'과 '상황'입니다. 불안감 때문에 성급하게 결정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쉽게 흔들리기도 합니다. 또, 눈앞에 보이는 상황이 너무나 거대하고 암담해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할 이성적인 판단력마저 흐려질 때가 있습니다.

 

다윗은 이러한 인간의 연약함을 잘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감정이나 변화무쌍한 상황이 아닌, '주의 진리'로 자신을 지도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여기서 '지도하다'는 마치 목자가 양 떼를 안전한 곳으로 이끌어가는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교훈하다'는 그 과정에서 필요한 가르침을 달라는 의미입니다.

 

주의 진리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세상의 가치관은 시대에 따라 변하고, 사람의 마음은 아침저녁으로 달라지지만, 하나님의 말씀과 그분의 약속은 영원히 변치 않는 기준점이 되어줍니다.

  • 감정의 파도 속 앵커(닻): 우리의 감정이 폭풍우처럼 몰아칠 때, 진리의 말씀은 배를 안전하게 고정시켜주는 닻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두려움이 밀려올 때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는 말씀을, 길이 보이지 않아 답답할 때 "너의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는 말씀을 붙드는 것입니다.
  • 분별의 나침반: 어떤 선택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 진리의 말씀은 정확한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이 됩니다. 이 결정이 사랑과 공의, 정직과 성실이라는 하나님의 성품에 부합하는지를 기준으로 삼는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의 인도를 받는다는 것은 내 기분이나 느낌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기록된 말씀을 통해 보여주신 그분의 변치 않는 뜻과 성품을 삶의 기준으로 삼고 한 걸음씩 내딛는 것입니다.

세 번째 자세: 조급함이 아닌 '종일 기다림'으로 신뢰하기

"주는 내 구원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종일 주를 기다리나이다" (5절 하반절)

이 기도의 마지막 부분은 우리가 하나님의 인도를 구하면서 가장 힘들어하는 '기다림'의 문제를 다룹니다. 우리는 기도하자마자 번개처럼 응답이 오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시간표는 우리의 것과 다를 때가 많습니다.

 

다윗이 "내가 종일 주를 기다리나이다"라고 고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근거는 바로 "주는 내 구원의 하나님이시니"라는 신앙고백에 있습니다.

  • 과거의 구원을 기억하기: 다윗은 과거 자신의 삶 속에서 수많은 위기와 죽음의 문턱에서 건져주셨던 '구원의 하나님'을 기억했습니다. 사자의 입에서, 거인 골리앗의 손에서, 그리고 사울 왕의 칼날 앞에서 자신을 구원하신 그 하나님께서 지금의 문제에서도 반드시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하실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삶을 구원하시고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기억할 때, 현재의 기다림을 인내할 힘을 얻게 됩니다.
  • '종일' 기다리는 믿음: '종일(all the day long)'이라는 표현은 단순히 오랜 시간을 의미하는 것을 넘어, 하루 종일 나의 시선과 마음을 하나님께 고정하겠다는 의지적인 결단을 보여줍니다. 아침에 잠깐 기도하고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계속해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그분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삶의 태도입니다. 응답이 더디게 느껴질 때 조급해하며 내 방법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신실하신 하나님을 믿으며 잠잠히 그분의 때를 기다리는 성숙한 믿음의 모습입니다.

기다림은 결코 수동적인 체념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에 대한 가장 강력한 신뢰의 표현이며, 그분의 일하심을 기대하는 능동적인 믿음의 행위입니다.

일상의 갈림길에서 드리는 우리의 기도

시편 25편 4-5절은 수천 년 전 한 사람의 기도를 넘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기도가 될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인생의 중요한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있습니까?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답답하고 두려운 마음에 휩싸여 있습니까? 다윗의 기도를 우리의 기도로 삼아 하나님 앞에 나아가길 바랍니다.

  • 내 뜻을 내려놓고 여쭈십시오: "하나님, 제 계획이 아니라 하나님의 길을 보여주세요. 제 방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방식을 가르쳐주세요."
  • 말씀을 기준으로 삼으십시오: "요동치는 제 감정이 아니라, 변치 않는 주의 진리로 저를 이끌어주세요. 말씀으로 제 길을 비춰주세요."
  • 신실하심을 믿고 기다리십시오: "나의 구원자이신 하나님, 주님은 언제나 선하셨습니다. 조급해하지 않고 주님의 때를 신뢰하며 종일 주님을 바라보겠습니다."

이 기도가 우리의 입술과 삶에 채워질 때, 우리는 더 이상 안갯속에서 방황하는 외로운 나그네가 아닐 것입니다. 가장 신실하고 완벽한 내비게이션이신 하나님의 손을 붙잡고, 가장 안전하고 복된 길을 향해 담대하게 나아가는 순례자가 될 것입니다. 그 길의 끝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계획과 은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길 위의 기도

수만 갈래로 흩어진 길 위에서
어느 곳으로 발을 떼야 할지 몰라
나는 작은 돌처럼 멈춰 섰습니다

 

세상의 지도는 너무 복잡하고
사람들의 이정표는 저마다 다른 곳을 가리키니
마음은 안개처럼 무겁게 가라앉습니다

 

주여, 나의 길을 지우시고
당신의 길을 그려주소서
나의 지혜를 잠재우시고
당신의 가르침을 들려주소서

 

흔들리는 감정의 파도를 넘어
영원한 진리의 반석 위에 서서
당신이 이끄시는 대로 걷게 하소서

 

내 구원의 하나님이여
오늘도 나는 당신을 기다립니다
응답보다 신실하신 당신을 믿으며
하루 종일, 당신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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