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무언가를 계획하고 꿈꿉니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목표 성취를 위해 쉴 새 없이 머리를 굴리고 손과 발을 움직입니다. 학생은 좋은 성적을 위해 공부 계획을 세우고, 직장인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전략을 짭니다. 사업가는 사업 번창을 위해 시장을 분석하고, 부모는 자녀의 밝은 미래를 위해 온 마음을 쏟습니다. 이처럼 우리의 삶은 크고 작은 '경영'의 연속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과정은 종종 우리에게 무거운 짐을 지웁니다. '과연 이 계획이 맞을까?', '혹시 실패하면 어떡하지?',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하는 불안과 염려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에 대한 통제권이 온전히 우리에게 없다는 사실이 우리를 지치게 만듭니다. 바로 이런 우리에게 성경은 놀랍고도 명쾌한 지혜를 건넵니다.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 그리하면 네가 경영하는 것이 이루어지리라 (잠언 16:3)
이 짧은 한 구절은 우리의 무거운 어깨를 가볍게 하고, 불안한 마음에 참된 평안을 주는 열쇠를 담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말씀이 구체적으로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맡긴다'는 것과 '이루어진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지 깊이 묵상해 보고자 합니다.
'맡긴다'는 것의 진짜 의미: 포기가 아닌 적극적인 신뢰
많은 사람들이 '맡긴다'는 말을 오해하곤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신에게 떠넘기는, 수동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성경에서 말하는 '맡긴다'(히브리어 '갈랄', גָּלַל)는 '굴리다', '굴려서 옮기다'라는 뜻을 가집니다. 마치 무거운 돌을 혼자 낑낑대며 옮기려다 더 크고 힘센 존재에게로 굴려 보내는 이미지를 연상시킵니다.
이는 결코 포기나 방임이 아닙니다. 오히려 매우 적극적인 신뢰의 행위입니다.
- 나의 역할을 인정하는 것: '너의 행사'라는 말씀에서 알 수 있듯, 우리에게는 마땅히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는 게으름을 피우거나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됩니다.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성실하게 일하며, 지혜롭게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맡긴다'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한 후에, 그 결과와 과정 전체를 하나님의 손에 올려드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 나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 동시에 '맡긴다'는 것은 나의 능력과 지혜의 한계를 겸손히 인정하는 행위입니다.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고 모든 변수를 통제할 수 없습니다. 나의 노력만으로는 원하는 결과를 보장할 수 없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 인정이야말로 우리를 교만과 불안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첫걸음입니다.
- 책임의 주체를 옮기는 것: 가장 중요한 핵심은 '결과에 대한 책임'을 하나님께로 굴려 보내는 것입니다. 우리는 과정에 성실함으로 책임지고, 하나님은 결과에 신실하심으로 책임지십니다. 이 진리를 깨달을 때, 우리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과정 자체에 집중하며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마치 농부가 씨를 뿌리고 물을 주는 일(자신의 행사)에 최선을 다하지만, 비와 햇볕을 주관하여 열매 맺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믿고 밤에 편히 잠드는 것과 같습니다.
'네가 경영하는 것이 이루어지리라'는 약속의 본질
그렇다면 우리가 우리의 행사를 하나님께 맡길 때, 우리가 계획한 모든 일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원하는 대학에 무조건 합격하고,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100% 성공하며, 투자한 모든 곳에서 수익이 나는 '만사형통'의 주문일까요? 성경이 말하는 '이루어지리라'(히브리어 '쿤', כּוּן)는 '굳게 서다', '준비되다', '확립되다'라는 더 깊은 의미를 가집니다.
- 가장 선한 길로의 인도: 우리의 계획이 하나님의 더 크고 선하신 계획과 일치할 때, 그 계획은 굳건하게 세워집니다. 하지만 때로는 우리의 계획이 최선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하나님은 우리의 계획을 수정하시거나, 새로운 길로 인도하심으로써 '그분의 계획'을 우리 삶에 굳건히 세워가십니다. 당장은 실패처럼 보이고 길이 막힌 것처럼 느껴져도,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것이 가장 안전하고 좋은 길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내 뜻의 성취가 아니라,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내 삶에 확립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 과정 속에서의 내적 안정: 결과뿐만 아니라, 그 결과를 향해 나아가는 우리의 마음과 삶 자체가 '굳게 서게' 됨을 의미합니다. 염려와 불안에 흔들리던 마음이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평안을 얻고, 상황에 따라 일희일비하던 삶이 견고한 반석 위에 선 것처럼 안정됩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하나님의 주권 안에 있음을 믿기에, 우리는 담대하게 오늘을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세상이 줄 수 없는 진정한 '성공'입니다.
-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 우리가 우리의 작은 계획에만 갇혀 있을 때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놀라운 결과를 경험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내 생각의 틀을 깨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길 때, 하나님은 당신의 광대하심과 능력으로 우리의 기대를 뛰어넘는 일을 행하십니다. 우리의 계획이 A였다면, 하나님은 A+ 혹은 전혀 새로운 Z를 통해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실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맡기는 삶'을 실천하는 법
잠언 16장 3절의 지혜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오늘 바로 우리의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입니다.
-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마무리하세요: 하루를 시작할 때,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을 때 먼저 기도하십시오. "하나님, 오늘 저의 모든 계획과 노력을 주님께 맡깁니다. 저의 지혜가 아닌 주님의 지혜로 인도해 주시고, 저의 힘이 아닌 주님의 힘으로 감당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일이 끝났을 때, 결과가 어떻든 감사함으로 다시 기도하며 모든 것을 주님께 온전히 넘겨드리세요.
- '나의 일'과 '하나님의 일'을 구분하세요: 성실하게 계획하고 최선을 다해 실행하는 것은 '나의 일'입니다. 하지만 그 결과와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수를 주관하시는 것은 '하나님의 일'입니다. 이 경계를 명확히 인식할 때, 우리는 불필요한 월권(worry)을 멈출 수 있습니다.
- 불안이 찾아올 때 말씀을 선포하세요: 계획대로 되지 않거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할 때, 소리 내어 잠언 16장 3절을 선포해 보십시오. "나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긴다! 그리하면 나의 경영하는 것이 굳게 설 것이다!" 이 믿음의 선포는 불안의 영을 내쫓고 우리 마음에 하나님의 평안을 가져다줍니다.
결론적으로,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는 말씀은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주문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큰 능력과 평안으로 우리를 초대하는 하나님의 음성입니다. 나의 최선과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만날 때, 우리의 삶은 흔들리지 않는 반석 위에 굳건히 서게 될 것입니다. 더 이상 홀로 무거운 짐을 지고 염려의 밤을 보내지 마십시오. 오늘, 당신의 모든 행사와 계획을 신실하신 하나님께 온전히 굴려 보내는 믿음의 결단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곳에 진정한 자유와 평안, 그리고 가장 확실한 성공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가 그린 지도
내 손으로 길을 내고
정성껏 지도를 그렸습니다
땀과 고민이 잉크가 되어
빈틈없이 채워진 여정이었습니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지도가 맞는지 뒤돌아보고
작은 돌부리에 발이 걸리면
세상이 무너진 듯 한숨지었습니다
길의 끝에서 지쳐 주저앉아
해지고 닳아버린 지도를
바람에 실어 하늘로 올립니다
길의 주인이시여, 나의 길을 받으소서
그제야 눈을 드니 보입니다
내가 그린 선 너머의 넓은 들판과
나를 이끄는 밤하늘의 별들이
이제 내딛는 모든 걸음이 길이 되는
자유로운 순례의 평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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