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성경

시편 31편 24절 깊이 읽기: 절망 속 희망의 외침, "강하고 담대하라"

일하루 2025. 5.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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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가 함께 묵상할 말씀은 시편 31편 24절, "강하고 담대하라 여호와를 바라는 너희들아"입니다. 이 짧은 한 구절 안에는 절망의 깊은 골짜기를 지나온 한 영혼의 뜨거운 고백과 함께, 동일한 길을 걷는 모든 이들을 향한 간절한 격려가 담겨 있습니다. 마치 험한 산길을 먼저 오른 이가 뒤따라오는 이들에게 외치는 응원가처럼, 이 말씀은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용기와 소망의 불씨를 지핍니다.

 

시편 31편은 우리가 잘 아는 다윗의 시입니다. 그의 생애는 파란만장한 사건들로 가득 차 있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위협과 배신, 깊은 고독과 절망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이 시편 역시 그러한 고통의 한복판에서 터져 나온 부르짖음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마치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한 듯한 절박한 심정을 토로하며, 하나님만이 자신의 피난처시요 견고한 요새이심을 고백합니다(시 31:1-4). 그의 탄식은 깊어 "내 눈이 근심으로 말미암아 쇠하며 내 영혼과 몸도 그러하니이다 내 일생을 슬픔으로 보내며 나의 햇수를 탄식으로 보냄이여 내 기력이 나의 죄악 때문에 약하여지며 나의 뼈가 쇠하도소이다"(시 31:9-10)라고 절규하기까지 합니다.

 

이처럼 극심한 고난 속에서 하나님께 절박하게 매달리던 다윗의 기도는 시편 후반부로 나아가면서 점차 확신과 찬양으로 바뀝니다. 그는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놀라운 인자하심과 구원의 손길을 경험하며, 그 크신 사랑에 감격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 모든 역경과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체험한 자로서, 동일하게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분의 구원을 기다리는 모든 성도들을 향해 힘찬 목소리로 권면하는 것이 바로 오늘 우리가 주목하는 24절 말씀입니다.

 

"강하고 담대하라": 절망을 넘어선 믿음의 선포

먼저 "강하고 담대하라"는 이 명령에 귀 기울여 봅시다. 이 말씀은 단순히 심리적인 자기 암시나 인간적인 용기를 북돋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만약 그렇다면, 절망의 무게에 짓눌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는 공허한 외침으로 들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명령은 그 근거가 우리 자신에게 있지 않습니다. 이 강인함과 담대함은 바로 "여호와를 바라는" 믿음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강하라'(하작)는 것은 내면의 힘이 굳건해지고,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견고함을 의미합니다. 이는 연약한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 아닙니다. 외부의 압력과 내부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꺾이지 않는 힘, 바로 하나님으로부터 공급되는 능력입니다. '담대하라'(아마츠)는 것은 마음이 용기로 가득 차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태도를 말합니다. 여기에는 확신에 찬 용맹함, 어떠한 위협 앞에서도 위축되지 않는 굳센 마음이 포함됩니다.

 

우리가 삶의 여정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도전과 역경 앞에서 얼마나 자주 나약해지고 두려움에 휩싸이는지 모릅니다. 얘기치 않은 질병, 관계의 깨어짐, 경제적인 어려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은 우리의 마음을 순식간에 무너뜨리곤 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강하고 담대하라"는 말씀은 마치 어둠 속에서 비추는 한 줄기 빛과 같습니다. 이 빛은 우리에게 당장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값싼 위로를 건네는 대신, 문제보다 크신 하나님을 바라보게 함으로써 근원적인 힘과 용기를 얻도록 이끌어줍니다.

 

성경 전체를 통해 이 "강하고 담대하라"는 명령은 중요한 전환점이나 큰 사명을 앞둔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반복적으로 주어졌습니다. 모세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 백성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해야 했던 여호수아에게 하나님께서는 여러 차례 "강하고 담대하라"(수 1:6, 7, 9, 18)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여호수아 자신의 능력이나 지혜를 의지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와 함께 하시며 약속을 이루실 신실하신 하나님을 믿고 나아가라는 격려였습니다. 다윗 역시 임종을 앞두고 아들 솔로몬에게 왕위를 계승하며 "너는 힘써 대장부가 되고 네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지켜 그 길로 행하여..."(왕상 2:2-3)라고 유언하며,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강하고 담대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처럼 "강하고 담대함"은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감당하고, 약속의 성취를 믿음으로 기다리는 자들에게 필수적인 덕목인 것입니다.

 

"여호와를 바라는 너희들아": 소망의 닻을 내린 영혼들

그렇다면 이 강함과 담대함은 누구에게 주어지는 것일까요? 바로 "여호와를 바라는 너희들"입니다. 여기서 '바라다'(야할)는 것은 단순한 기대를 넘어, 인내하며 기다리고, 전적으로 신뢰하며 소망을 두는 적극적인 믿음의 자세를 의미합니다. 이것은 마치 폭풍우 치는 바다에서 선원들이 닻을 깊은 곳에 내리고 배가 흔들리지 않도록 굳게 붙잡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소망의 닻이 세상의 변화무쌍한 것들이나 자신의 연약한 능력에 놓여 있다면, 우리는 작은 풍랑에도 쉽게 좌초하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소망이 영원히 변치 않으시는 전능하신 하나님께 단단히 매여 있다면, 그 어떤 시련과 역경도 우리를 완전히 침몰시키지 못할 것입니다.

 

"여호와를 바라는 너희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그들은 삶의 문제들 앞에서 인간적인 해결책을 찾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무릎 꿇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그 말씀이 이루어질 날을 끈기 있게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의심하지 않고, 오히려 그분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간구하는 사람들입니다. 또한, 그들은 자신의 의로움이나 공로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긍휼과 은혜를 의지하는 겸손한 영혼들입니다.

 

시편 31편 전체를 통해 다윗은 자신이 바로 이 "여호와를 바라는 자"임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그는 원수들의 비방과 함정, 친구들의 배신과 외면 속에서도(시 31:11-13) 오직 하나님만을 자신의 반석과 산성으로 삼고(시 31:3), 주의 얼굴을 자신에게 비추시기를 간구합니다(시 31:16). 그는 "내가 주께 의지하고 말하기를 주는 내 하나님이시라 하였나이다"(시 31:14)라고 고백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하나님의 손에 맡깁니다. 이러한 간절한 바람과 절대적인 신뢰가 있었기에, 그는 절망의 가장 깊은 곳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고, 마침내 "여호와를 바라는 너희들아 강하고 담대하라"고 외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을 바라는 믿음은 우리로 하여금 현실의 어려움 너머에 계신 하나님의 주권과 능력을 보게 합니다. 그리고 그 믿음은 자연스럽게 우리 안에 세상이 줄 수 없는 강인함과 담대한 용기를 불어넣습니다. 상황은 여전히 어려울 수 있고, 문제는 즉각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바라는 자들은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내적인 평안과 확신을 소유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소망의 근원이 흔들리지 않는 하나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절망에서 찬양으로, 탄식에서 권면으로: 시편 31편의 여정

시편 31편 24절의 메시지는 시 전체의 흐름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시는 극심한 고통과 탄식으로 시작하여 하나님의 구원에 대한 확신과 감사, 그리고 다른 성도들을 향한 권면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러한 극적인 전환은 하나님을 바라는 믿음이 가져다주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줍니다.

 

다윗은 "내가 놀라서 말하기를 주의 목전에서 끊어졌다 하였사오나 내가 주께 부르짖을 때에 주께서 나의 간구하는 소리를 들으셨나이다"(시 31:22)라고 고백합니다. 한때 그는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할 만큼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절망의 순간에도 그는 하나님께 부르짖기를 포기하지 않았고, 하나님께서는 그의 간구를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다윗은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사랑을 다시 한번 깊이 깨닫게 되었고, 그 감격 속에서 다른 이들에게도 동일한 믿음의 길을 걸으라고 권면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24절의 "강하고 담대하라 여호와를 바라는 너희들아"라는 외침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실제적인 삶의 투쟁과 하나님의 응답을 체험한 자의 진솔한 간증이자 사랑의 권고입니다. 이는 마치 험난한 등반을 마치고 정상에 선 사람이, 아직 힘겹게 올라오고 있는 동료들에게 "조금만 더 힘을 내! 정상에 거의 다 왔어! 내가 먼저 경험했으니 당신도 할 수 있어!"라고 외치는 것과 같습니다. 그 외침에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과 깊은 공감이 담겨 있어 듣는 이에게 큰 힘과 용기를 줍니다.

 

오늘날 우리 역시 다윗과 마찬가지로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의 폭풍우를 만나고, 때로는 모든 소망이 사라진 듯한 절망감에 휩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순간에 시편 31편 24절의 말씀은 우리에게 다가와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속삭입니다. "괜찮다. 넘어져도 괜찮다. 그러나 다시 일어서라. 강하고 담대하라. 네가 바라는 여호와는 살아계시며, 너의 부르짖음을 듣고 계신다." 이 말씀은 우리로 하여금 절망의 자리에 주저앉아 있기보다는, 다시 한번 우리의 시선을 들어 영원하신 하나님을 바라보게 합니다. 그리고 그분을 바라는 믿음 안에서 세상이 알 수도, 줄 수도 없는 참된 강인함과 담대함을 회복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그러므로 "여호와를 바라는 너희들아"라는 이 부르심에 귀 기울이며, 그분 안에서 주어지는 강함과 담대함으로 오늘 하루도, 그리고 우리 앞에 놓인 모든 날들도 믿음으로 승리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의 힘과 용기의 근원은 우리 자신이 아니라, 오직 우리를 사랑하시고 영원히 신실하신 하나님이심을 기억하며, 그분만을 굳게 바라고 의지하는 복된 삶이되시기를 축원합니다.


흔들리지 않는 터 위에

 

절망의 바람 거세게 불어와
삶의 작은 배 위태로이 흔들릴 때
마음은 낙엽처럼 힘없이 떨어져
깊은 어둠 속에 홀로 남겨진 듯했네

 

그때 들려오는 낮은 음성 하나
"강하고 담대하라, 나를 바라보아라"
꺼져가던 심장에 작은 불씨 타오르고
무뎌졌던 소망이 다시금 고개 드네

 

세상의 파도는 여전히 높고 거칠지만
내 영혼의 닻은 주님께 내려졌으니
흔들릴지언정 침몰하지 않으리
주님 약속 붙들고 오늘을 살아가리

 

강하라, 마음아, 주님 함께 하시니
담대하라, 영혼아, 그 사랑 변함없으니
여호와를 바라는 자, 그 얼굴에 빛나리
영원한 반석 위에 굳건히 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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