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이 세상은 때때로 예측할 수 없는 파도와 거센 풍랑으로 가득한 바다와 같습니다. 잔잔한 날도 있지만, 예기치 않은 폭풍우가 몰아쳐 마음의 평화를 깨뜨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삶의 여정 속에서, 우리에게 깊은 울림과 변치 않는 위로를 전하는 성경 구절이 있습니다. 바로 요한복음 16장 33절의 말씀입니다.
“이것을 너희에게 이르는 것은 너희로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려 함이라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요한복음 16:33)
이 짧은 한 구절 안에는 우리가 세상 속에서 겪는 어려움의 본질,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궁극적인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오늘은 이 말씀을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 그 의미를 함께 묵상해 보고자 합니다.

세상이 주는 환난, 피할 수 없는 현실
먼저 예수님께서는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세상’은 단순히 우리가 살아가는 물리적인 공간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성경에서 종종 ‘세상’은 하나님을 떠나 그분의 뜻과 반대되는 가치관과 질서로 움직이는 영역을 지칭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환난’을 마주하게 됩니다.
‘환난’(헬라어 원어로는 ‘들립시스, θλῖψις’)이라는 단어는 압박, 고통, 역경, 곤란 등을 포괄하는 넓은 의미를 지닙니다. 이는 외부로부터 오는 박해나 핍박일 수도 있고, 관계 속에서 오는 갈등과 오해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질병이나 경제적인 어려움,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슬픔, 혹은 내면의 깊은 고뇌와 불안감, 영적인 싸움 등 그 형태는 실로 다양합니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서 이러한 환난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으신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그것이 세상살이의 한 부분임을 분명히 인지하고 계십니다. 마치 항해 중에 파도를 만나는 것이 당연하듯, 믿음의 길을 걷는 이들에게도 세상의 가치와 충돌하며 겪게 되는 어려움, 혹은 삶 자체의 무게에서 오는 고통이 있을 수 있음을 전제하시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에게 비현실적인 기대를 버리고, 삶의 고난을 정직하게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줍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환난 없는 삶을 살 것이라고 약속하신 것이 아니라, 환난 중에도 평안을 누릴 수 있는 길을 제시하십니다.
이 세상은 본질적으로 완전한 평안을 제공하지 못합니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때로는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련을 안겨줍니다. 인간관계에서의 상처, 사회 구조적인 모순, 개인적인 실패와 좌절 등은 우리를 지치게 하고 때로는 절망감에 빠뜨리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이러한 세상의 속성을 정확히 아시고, 우리가 겪을 수 있는 어려움들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 현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참된 위로와 해답을 찾아가도록 이끄십니다.
담대하라, 두려움을 넘어선 확신
이어지는 말씀은 “담대하라”입니다. 이 명령은 단순한 격려나 용기를 내라는 권고 이상의 무게를 지닙니다. 앞서 언급된 ‘환난’이라는 현실 앞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적극적인 태도를 제시합니다. 여기서 ‘담대하라’(헬라어 원어로는 ‘다르세오, θαρσέω’)는 ‘용기를 가지다’, ‘기운을 내다’, ‘확신을 가지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담대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이는 맹목적인 자신감이나 막연한 낙관주의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시는 문맥을 살펴보면, 이 담대함의 근거는 바로 예수님 자신, 그리고 그분이 이루실 일에 대한 확신에 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겪게 될 흩어짐과 고난을 예고하시면서도, 이 말씀을 통해 그들이 절망에 빠지지 않고 굳건히 서기를 원하셨습니다.
우리가 세상의 환난 앞에서 담대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 자신의 능력이나 강인함 때문이 아닙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 담대함은 상황에 따라 쉽게 흔들릴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담대함은 변치 않는 진리, 곧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약속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폭풍우 속에서 배의 선장이 “안심하라, 내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승객들은 자신의 능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선장의 능력과 경험을 믿기에 두려움을 떨치고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두려움 대신 믿음을 선택하라고 권면하십니다. 세상이 주는 불안과 공포에 압도당하는 대신, 그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분의 능력을 신뢰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담대함은 감정적인 고양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적인 확신과 평정을 의미합니다. 환난이 사라져서가 아니라, 환난보다 더 크신 분이 함께하시기 때문에 가능한 담대함입니다.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승리의 선포
그리고 이 담대함의 궁극적인 근거이자, 요한복음 16장 33절의 핵심 메시지는 바로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는 예수님의 승리 선포입니다. 이 말씀은 과거형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을 앞두고 계셨지만, 이미 승리를 확신하고 선포하신 것입니다.
이 ‘이김’(헬라어 원어로는 ‘니카오, νικάω’)은 정복하다, 승리하다는 뜻을 가집니다. 예수님께서 이기신 ‘세상’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하나님을 대적하는 모든 악한 세력과 가치관,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고통과 죽음의 권세까지 포함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에서의 죽으심과 부활은 이 모든 어둠의 세력에 대한 결정적인 승리를 의미합니다.
이 승리는 단지 예수님 개인의 승리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 안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주어지는 승리입니다. “이것을 너희에게 이르는 것은 너희로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려 함이라”는 말씀처럼, 예수님의 승리는 우리에게 참된 평안을 가져다주는 근원이 됩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환난을 당할지라도 절망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우리의 대장이신 예수님께서 이미 세상을 이기셨기 때문입니다.
이 승리는 환난을 면제해 주는 것이 아니라, 환난을 이겨낼 힘과 그 속에서도 평안을 누릴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합니다. 마치 전쟁에서 이미 승리가 확정되었지만, 소규모의 전투가 계속되는 것과 같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세상 속에서 영적인 싸움을 싸우고 어려움을 겪지만, 최종적인 승리는 이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확보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 믿음이 우리로 하여금 어떤 환난 속에서도 담대하게 맞서고, 궁극적인 소망을 잃지 않게 합니다.
예수님의 이김은 단순한 정신적인 위로나 철학적인 개념이 아닙니다. 이는 역사적인 사건, 곧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성취된 실재입니다.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은 사망 권세를 깨뜨리시고,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세상의 어떤 어려움과 마주하든, 그것이 결코 우리를 궁극적으로 패배시킬 수 없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내 안에서 누리는 평안
결국 요한복음 16장 33절은 우리에게 놀라운 약속을 전합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환난을 줄 수밖에 없지만,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참된 평안을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평안은 세상이 주는 조건적인 평안과는 다릅니다.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좌우되는 일시적인 고요함이 아니라, 어떤 폭풍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깊은 내면의 안정감입니다.
이 평안은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즉 예수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해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그분의 말씀을 믿고, 그분의 승리를 의지하며, 그분과 동행할 때 비로소 경험할 수 있는 평안입니다. 세상의 소란함과 고통 속에서도, 우리는 예수님께서 이미 세상을 이기셨다는 진리 위에 굳게 서서, 그분이 주시는 평안을 누리며 담대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 말씀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유효합니다.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다양한 환난과 마주하고 있다면, 이 말씀을 붙들고 다시 한번 힘을 내시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의 승리는 과거의 사건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 경험될 수 있는 살아있는 능력입니다. 그 능력 안에서 참된 평안과 담대함을 누리시는 복된 하루하루가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이기신 주의 약속
세상 파도 거세게 몰아칠 때에
마음 깊은 곳 두려움 차오를 때
주님 말씀 귓가에 들려오네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환난의 골짜기 홀로 걷는 듯해도
어둠의 장막 앞길을 가릴지라도
꺼지지 않는 빛, 승리의 깃발
예수 그리스도, 우리와 함께 계시네
그분의 이김이 나의 이김 되고
그분의 평안이 나의 노래 되니
세상의 소란도 잠잠케 하는 힘
주 안에서 누리는 참된 자유라
흔들리지 않으리, 좌절치 않으리
이기신 주의 약속 굳게 붙들고
오늘도 믿음으로 한 걸음 내딛네
평강의 왕, 그 이름 영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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