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고린도후서 5:17, 개역개정)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접해보았을 이 구절은, 우리에게 ‘변화’에 대한 커다란 소망을 줍니다. 믿음 안에서 삶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도록 이끕니다. 오늘은 고린도후서 5장 17절의 말씀을 중심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된다는 것이 실제 우리 삶에서 어떻게 체감되고, 또 어떤 도전과 기회가 있는지를 함께 나누어 보겠습니다.
1. 새로운 피조물이라는 선언의 의미
우리가 ‘새로운 피조물’이라고 불릴 때, 그것은 단지 형식적인 선언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바울이 고린도 교회에 편지를 쓰면서 “너희는 새로운 피조물이다”라고 단언했던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누구든지 속사람이 새롭게 되었다는 매우 혁신적인 선포였습니다. 로마서 8장 1절에서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라고 말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지요. 우리의 죄가 용서받고, 죄책감과 수치심에서 해방되어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입니다.
이 선언은 내면의 정체성을 완전히 뒤바꿉니다. 혹자는 “나는 예수님을 믿기는 하지만, 여전히 죄 짓고, 모자란 점이 많으니 새로운 피조물이라고 할 수 없다”고 고민합니다. 그러나 바울의 말에 따르면 ‘그리스도 안’에 있다면 누구든지 이미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여기서 관건은 ‘내가 변화되었다’는 영적 사실을 내가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삶의 곳곳에서 실천하는지 여부입니다.
2. 과거에서 벗어나는 용기
고린도후서 5장 17절은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라는 표현으로 ‘과거에서 벗어남’을 강조합니다. 우리 모두 인생길을 돌아보면 그다지 자랑스럽지 않은 일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그 기억이 마음 한구석에 두려움과 부끄러움으로 남아서 새로운 출발을 가로막곤 합니다. 그러나 바울은 과거에 휘둘리지 않고 과거로부터 해방된 삶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과거의 실수, 죄의 흔적을 끌어안고 살 수밖에 없을 것 같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 안에서 과거의 실패와 상처를 딛고 일어설 새로운 지평이 열린다는 뜻이죠.
이것은 크나큰 위로이면서 동시에 용기를 요구합니다. “이미 ‘새로운 피조물’이라고 했으니 모든 문제에서 단숨에 자유로워지겠구나” 하는 과도한 기대는 금물입니다. 우리의 감정이나 습관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을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합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과거가 우리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매일같이 주님 안에서 자신을 새롭게 재정의하는 과정입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우리는 점진적으로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3.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 맺기
‘그리스도 안에 있다’라는 표현은, 그분과의 인격적인 관계가 있음을 전제합니다. 단순히 교회에 가고, 예배드린다는 외적 행위만으로 새로운 피조물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배도 소중하고, 성경 공부도 중요하지만, 그 모든 것을 통해 우리가 진짜 추구해야 할 것은 예수님을 더 깊이 알아가고, 그분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일상 속에서 동행하며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예수님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말씀을 마음에 새기는 일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일상 속에서 구체적으로 적용하며 순종함으로써 실제적인 만남이 일어납니다. 기도 시간에도 진솔하게 마음을 열어 고민과 기쁨, 감사와 슬픔을 나눌 때, 그분이 우리의 이야기를 들으시고 위로하시며 새로운 길을 열어주십니다. 우리가 연약함을 인정하고 주님 앞에 겸손히 엎드릴 때, 주님과 점차 친밀해지는 것이지요.
4. 삶에서 경험하는 ‘새로움’의 실제
하나님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된다는 말은, 단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 삶에 영향을 줍니다. 다음과 같은 영역에서 변화가 나타나곤 합니다.
1) 정체성의 변화: “나는 더 이상 죄의 노예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다.” 이런 정체성을 인식하면 자신감을 얻고, 불필요한 자격지심이나 열등감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집니다. 더 나아가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집니다. 예전에는 ‘저 사람은 나한테 불리한 존재야’ 하고 담을 쌓았다면, 이제는 “하나님께서 저 사람도 사랑하시는구나”라는 마음으로 한 걸음 다가서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2) 생각과 가치관의 변화: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세상을 바라보면, 삶의 우선순위가 바뀝니다. 물질이나 명예, 세상적 성공에만 매달리는 대신, “과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경쟁심 때문에 다른 사람의 성공을 시기했다면, 이제는 하나님 안에서 ‘함께 누리는 기쁨’을 느끼며 축복해 주는 태도로 바뀔 수 있습니다.
3) 행동의 변화: 마음과 생각이 바뀌면 자연스럽게 행동에도 새바람이 불어옵니다. 여전히 넘어지고 실수할 수 있지만, 한 번 잘못을 인식하면 예전보다는 빠르게 회개하고 방향을 고칠 수 있습니다. “나도 주님 은혜로 살아가는 사람이니, 이웃도 이해해 주어야겠다.”라는 마음이 행동으로 나타날 때,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부드러워집니다. 가정 내에서는 과거에 썼던 날카로운 말 대신, 배려와 사랑의 언어를 조금 더 자주 구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5. ‘새로운 피조물’로서 겪는 도전과 고난
그러나 새로운 피조물의 삶이 늘 고속도로처럼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스스로가 ‘새로워졌다’고 믿고 결단하는 순간, 우리의 내면과 외부 환경에서 다양한 도전이 찾아옵니다.
1) 내면적 갈등: 먼저, 내면에 여전히 자리 잡은 옛 본성과의 싸움이 있습니다. 갈라디아서 5장 17절에서 말하듯, “육체의 소욕은 성령을 거스르고 성령은 육체를 거스르나니”라는 갈등 구조가 현재진행형으로 우리 안에서 일어납니다. 이것은 우리가 세상 속에서 선한 의지를 유지하고자 할 때 늘 부딪히는 기본적인 문제죠.
2) 외부적 시험: 때로는 주위 친구나 가족이 “너, 교회 다닌다고 뭐가 그렇게 달라졌어?”라는 식으로 비꼬기도 하고, 사회 생활에서 신앙적 양심을 지키려고 하다 보면 손해 보는 상황도 생깁니다. “새로운 피조물이라더니, 아무것도 잘하는 게 없네?”라는 비아냥 섞인 말을 듣게 될 때, 우리의 마음은 시험에 들 수 있습니다.
3) 끈질긴 죄의 유혹: 예수님을 믿기 전과 후, 분명히 우리의 영적 신분은 달라졌지만, 여전히 세상은 우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유혹합니다. 물질적 편법, 윤리적 타협, 욕심, 분노, 미움 등은 예수님을 믿기 전보다 더 교묘한 방식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오히려 신앙인이기에 감춰진 약점을 더 공격당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도전은 역설적으로 우리를 더욱 강인하고 단단하게 만드는 기회가 됩니다. 그때마다 성령의 도움을 구하고, 말씀을 토대로 승리의 경험을 쌓다 보면, 조금씩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담대함과 지혜를 배우게 됩니다.
6. ‘새로운 피조물’로서 열매 맺기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라는 선언은 우리에게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열매 맺을 것을 요청합니다. 예수님은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요한복음 15장 5절)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는 자연스럽게 열매를 맺습니다. 붙어 있기만 한다면, 가지가 스스로 애를 써서 뭔가를 만들어내지 않아도, 나무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아 풍성한 열매를 거둘 수 있습니다. 결국 ‘그리스도 안에서’의 삶은 그 자체로 결실로 이어집니다.
1) 기도의 열매: 기도는 우리의 영적인 호흡입니다. 하루하루를 성령님과 동행하며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마무리하면 일상에서 겪는 크고 작은 문제들 속에서도 평안한 마음을 찾기 쉬워집니다. “구하라 그리하면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마태복음 7장 7절)라는 말씀이 실제가 되는 것이지요.
2) 사랑의 열매: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다면, 우리 안에 하나님의 사랑이 점차 부어집니다. 예전에는 내가 챙기기 급급했다면, 이제는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을 돌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내 가정, 교회, 직장, 학교에서 누군가를 작은 방식으로라도 섬기고자 하는 마음이 커집니다.
3) 섬김과 나눔의 열매: 결국 사랑의 열매는 구체적인 섬김과 나눔으로 발전합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사람을 도와준다든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위해 기꺼이 물질을 공유한다든지, 외롭게 지내는 분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전하는 작은 노력은 우리 자신을 더욱 성숙하게 만듭니다.
7. 일상 속에서 느끼는 자유와 기쁨
새로운 피조물의 삶이 주는 또 하나의 열매는 ‘자유’와 ‘기쁨’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깨닫기 전에는, 자존심이나 세상 기준에 얽매여 끊임없이 비교하고 낙심하기 쉬웠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미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남과 비교하며 얻게 되는 낙심이나 우월감이 서서히 자리를 잃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의 자유와 기쁨은 단순히 ‘열심히 웃고 즐겁게 사는 것’과는 다릅니다. 그것은 자신을 사랑하신 하나님을 신뢰할 때 나타나는 ‘깊은 안식’입니다. 비록 인생에서 완벽하지 않은 순간들이 닥치더라도,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신다”는 믿음이 우리의 마음을 붙들어 줍니다. 눈앞의 성공과 실패, 타인의 시선에 덜 휘둘리게 되는 것이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점점 더 자유로워지고, 진정한 기쁨이 무엇인지 알아가게 됩니다.
8. 함께 걸어가는 공동체의 중요성
바울이 교회 공동체를 향해 편지를 쓴 이유는, 개인의 신앙 성장뿐만 아니라, 서로에게 선한 영향을 끼쳐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혼자서는 쉽게 지치고 넘어질 수 있으나, 교회의 소그룹, 믿음의 동역자, 혹은 기도 모임 안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사랑으로 보듬을 때 큰 힘을 얻습니다.
- 기도 동역자: 매일 삶 속에서 기도 제목을 나누고 서로 중보하며, 변화받은 삶이 실제 일상이 되도록 격려해 줍니다.
- 성경 공부 모임: 말씀이 주는 진리를 함께 탐구하고,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실천 방안을 찾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 봉사와 섬김 팀: 교회나 지역사회에서 봉사를 함께할 때, 하나님의 일하심을 더 가까이 체험하게 됩니다. 누군가를 도울 때 오히려 내가 더 큰 은혜와 기쁨을 느끼게 되는 소중한 경험을 공유하게 됩니다.
이처럼 공동체 안에서 고린도후서 5장 17절이 주는 ‘새로운 피조물’의 실제를 서로 간증하고, 실패와 회복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우리 모두가 한 걸음씩 성장할 수 있습니다.
9.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고린도후서 5:17의 시사점
바울 시대나 오늘날이나, 사람 사는 세상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여전히 경쟁과 분열, 온갖 유혹이 난무하죠. 그렇기에 ‘새로운 피조물’이라는 정체성은 더욱 소중합니다. 내가 ‘이전 것’으로부터 완전히 단절되어 새 출발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하루를 살아가는 데에 얼마나 큰 위로와 소망이 되는지 모릅니다.
- 일터에서: 직장에서나 학교에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기독교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때, 우리의 믿음이 시험을 받지만, 동시에 우리의 변화된 모습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기회가 열립니다.
- 가정에서: 가족들에게 ‘내가 정말 변화되었구나!’ 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복음의 능력이 가족 전체의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특히 우리가 마음을 열고 진솔하게 사랑을 표현할 때 그 파급효과는 매우 큽니다.
- 온라인 세계에서: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으로 연결된 현대 사회에서, 우리의 말과 글이 더 많은 이에게 영향을 줍니다. ‘새로운 피조물’의 관점에서 따뜻한 마음, 배려심, 존중의 태도를 표현한다면, 그 메시지를 접한 누군가에게는 위로와 영감이 될 수 있습니다.
10. 결론: 매일 새로워지는 기적
고린도후서 5장 17절은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이라는 조건을 제시합니다. 사실 이것은 우리 모두에게 열려 있는 초청입니다. “누구든지”라는 말처럼, 학력이나 직업, 과거의 이력이나 현재의 상황에 상관없이 그리스도 앞에 나아오는 모든 이에게 이 약속은 적용됩니다. 우리가 과거에 어떻게 살았든, 어떤 실패와 고난을 겪었든, 예수님 안에서 누구나 새롭게 거듭날 수 있으며, 매일 조금씩 더 변화되어 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땅에서의 삶이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 ‘성화’의 여정입니다. 한 번의 큰 결단이 아니라, 매일매일 주님 안에서 마음의 문을 열고, 말씀을 붙들고, 기도하며 살아가는 것.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과거의 흔적이 아닌 미래의 소망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인생길에 어려움이 찾아올 때도, “나는 새로운 피조물이다”라는 선언을 마음 깊이 새기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줍니다. 오늘도 우리의 믿음이 흔들릴 때, 고린도후서 5장 17절의 약속을 떠올려 보세요. 우리는 과거로부터 해방된, 그리고 미래의 소망을 노래하는 새 생명입니다.
새벽의 그림자 속에서도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은
새벽 하늘 아래서
나는 주님의 손을 잡습니다
과거의 무거운 날개를 떨쳐 내고
가슴 한구석에서
희망의 불씨가 살아납니다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새것이 되었도다”
말씀 한 줄이
내 온 존재를 어루만집니다
풀잎에 맺힌 이슬 방울처럼
신선한 기운이
내 영혼 가득 번져나가
새날의 아침을 엽니다
오늘도, 나는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나
주님의 빛에 이끌려
두려움 없이 한 걸음 내딛습니다
이상으로 고린도후서 5장 17절 말씀을 중심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라는 주제에 대해 나누어 보았습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이 말씀이 실제가 되어, 기쁨과 자유와 변화를 누리는 하루하루가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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