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성경

이사야 40:29, 피곤한 자에게 주어지는 능력의 의미

일하루 2025. 3. 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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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이사야서 40장은 고된 삶을 살아가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어진 특별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29절은 “피곤한 자에게 능력을 주시며 무능한 자에게 힘을 더하시는 하나님”을 강조하면서,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어떠한 존재인지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본문은 그저 추상적인 위로의 말이 아니라, 실제로 백성들이 지치고 약해진 순간에 어떤 관점으로 하나님을 바라봐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핵심 구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언자 이사야가 활동하던 시대에는 정치적, 사회적 혼란이 극심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군사적 위협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고, 자신들의 운명을 어찌할 바 모른 채 낙심하기 일쑤였습니다. 더욱이 주변 강대국들의 압박으로 인해 원치 않는 전쟁을 겪거나, 심리적으로 공포와 절망감 속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이 믿던 전통 신앙이 과연 지속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염두에 두고 40장 29절을 살펴보면, 단순히 무기력한 사람을 격려하는 수준을 넘어, 하나님의 존재가 왜 그들에게 커다란 위로이자 힘의 근원이 되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먼저 “피곤한 자에게 능력을 주신다”라는 표현이 눈에 띕니다. 피곤함은 단순한 육체적 고단함을 넘어, 마음이 지치고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쓰이는 폭넓은 표현이 될 수 있습니다. 구약시대 백성들은 자신들의 나라가 쇠락하는 과정을 보며, 정신적·영적 피로감도 함께 느꼈습니다. 이사야는 그런 피곤함이 극에 달했을 때,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직접 능력을 공급하신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는 마치 바닥까지 소진된 체력에 활력을 부어 넣듯,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새로운 힘이 주어진다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합니다.

 

두 번째로 “무능한 자에게 힘을 더하신다”라는 말 역시 핵심적입니다. 구약성경에서 ‘무능하다’는 표현은 단순히 기술이나 지식이 부족함을 의미하기보다는, 어떤 상황에 대한 주체적 대처가 어려울 만큼 약해졌거나 지배당하는 상태를 가리킬 때 종종 쓰입니다. 당대의 이스라엘은 열강들 사이에서 국력이 떨어지고, 백성들은 포로가 되거나 침략에 시달리는 처지에 놓였으니, ‘무능함’이라는 단어가 딱 들어맞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사람의 능력을 넘어선 크고도 영원한 능력이 있다는 사실은, 암담한 삶의 상황 속에서도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희망의 단서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사야서 40장 전체 맥락을 살펴보면, 하나님께서는 그저 ‘힘을 주시는 분’이 아니라, 우주만물을 다스리고 모든 것을 보살피시는 통치자로 등장합니다. 40장 12절 이하에는 “바다의 물을 손바닥으로 헤아리시며” 같은 표현이 나타나는데, 이는 하나님이 우주적 차원에서 얼마나 위대하며, 동시에 얼마나 섬세하게 피조물을 돌보시는 분인가를 보여줍니다. 그러므로 29절에서의 ‘능력’과 ‘힘’은 추상적이거나 막연한 보상이 아니라, 신앙의 대상으로서 하나님을 의지하는 이들에게 확실하게 전달되는 실제적 도움이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또한 예언자 이사야의 메시지는 이스라엘만을 위한 말씀이 아니라, 구약 이후 신앙을 계승해 나가는 모든 이들에게 유효합니다. 시간이 흐르더라도 사람이 겪는 지치고 힘겨운 상황은 형태만 바뀔 뿐, 본질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사야가 전한 말을 조금 더 직설적으로 풀어쓰면 “하나님은 피곤한 이들을 외면하지 않으시며, 무능한 상태에 놓인 사람들을 그대로 버려두지 않으신다”가 될 것입니다. 곧 하나님을 신뢰하는 이들이 스스로 힘을 만들어내지 못해도, 하나님께서 한없는 자원을 통해 능력을 공급하신다는 뜻입니다.

 

성경 속에서 하나님은 자주 전지전능한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그런 하나님이 직접 피곤하고 무능한 상태의 사람을 찾아와 능력을 ‘주신다’라고 선언하는 구절이 주는 울림은 매우 큽니다. 이 사상은 백성이 처한 현실이 얼마나 어려운지와 상관없이, 하나님의 도움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켜 줍니다. 또한 그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바뀌도록 이끕니다. 인간의 한계를 탓하거나 낙심하는 대신, 무궁한 능력을 지니신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이사야 40:29가 강조하는 본래의 메시지는, 인생의 어둠과 절망 한가운데서도 ‘하나님이 힘을 주시는 분’임을 전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데 있습니다. 본문은 우리에게 ‘비록 사람들이나 세상이 줄 수 있는 힘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더라도, 하나님께서는 피곤함에 지친 자들을 반드시 돌보신다’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알려줍니다. 무엇보다 이스라엘을 통해 역사의 한 장면에 구체적으로 기록된 이 사건이, 훗날 많은 믿는 이들에게도 공통의 위로와 격려가 되어 왔다는 점은 이 말씀의 영향력을 짐작하게 합니다.

 

그리고 이 구절을 통해 떠올릴 수 있는 구약시대의 상황은, 단지 오래전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신앙 전승과 함께 현재까지 이어지며 여전히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특정 민족이나 시대를 초월해 성경 전반에 흐르는 하나님에 대한 깨달음 중 하나는, 바로 이러한 ‘약한 자를 돌아보시는’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므로 이사야 40:29는 전체 성경의 맥락 속에서, 하나님이 약한 자들을 일으키고 세우시는 모습의 한 단면을 대표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사야가 전하고자 했던 것은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환경이나 역경을 바라보는 법이었습니다. 오늘날 독자의 입장에서도 여전히 이 구절은 구약성경에 기록된 오래된 한 예언으로만 남지 않고, 하나님을 이해하는 데에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다시 말해, 어떤 상황에도 하나님이 피곤한 자와 무능한 자를 결코 잊지 않으시며, 나아가 아주 구체적으로 그들을 돕고자 하신다는 사실을 강력히 보여줍니다.

 

끝으로, 이사야 40:29를 묵상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힘과 능력’이 단순히 육체적 건강이나 군사력, 재산, 혹은 세상이 말하는 성공의 잣대를 넘어선다는 점입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힘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근원적이고 근본적인 회복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이때 그 분이 어떤 분인지, 그리고 그분이 왜 약하고 피곤한 자들에게 직접 찾아오시는지 깨닫게 되면, 이사야의 메시지가 의도했던 충만한 위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피곤함은 바람이 되어

 

피곤한 마음 들판 건너
바람 되어 흐르고
힘없이 떨군 고개 위에
따스한 손 내리실 때

 

보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한없는 그 손길
메말랐던 길 위에도
봄눈 녹듯 다시 힘이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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