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라는 로마서 8장 31절의 말씀은 많은 이들이 성경에서 발견하는 가장 인상적인 구절 중 하나입니다. 이 짧은 문장이 주는 힘은 생각보다 훨씬 크며, 바울이 전달하고자 한 복음의 확신과 관련이 깊습니다. 본문에서 바울이 이야기하는 핵심은, 사람의 연약함이나 세상적 어려움보다 하나님과 함께한다는 사실이 더 강력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메시지를 접할 때 우리는 바울의 시대 배경과 그가 놓였던 상황을 이해함으로써, 말씀 안에 담긴 확신의 실체를 더욱 분명하게 확인하게 됩니다.
당시 로마 교회 공동체는 정치·종교적 갈등 속에서 흔들리는 상황을 겪곤 했습니다. 그들은 유대인과 이방인이라는 다양한 출신과 배경을 안고 있었고, 믿음을 지킨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바울은 로마서라는 편지를 통해 여러 가지 교리적 논점을 설명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믿는 이들이 어떻게 구원받았으며, 그들이 의지해야 할 근거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론부에 가까워지는 장에서 강력한 확증의 언어를 사용해,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믿음은 그 어떤 반대자나 방해 요소보다 월등히 우월하다고 선포합니다.
“만일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라는 구절에서, 바울은 단순히 세상에서의 대적이나 적대감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 편에 서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모든 논란과 공포를 잠재울 만한 가장 기본적이고도 확실한 진리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이 하나님의 편에 서 있음은 믿는 이들이 스스로 쟁취한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부활을 통해 이미 주어진 은혜임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이 놀라운 구원의 선물을 통해, 누가 우리에게 참소나 비난을 가져다주더라도 궁극적인 승리가 하나님께 속해 있음을 역설합니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점은, 바울이 말하는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신다’는 사실이 일시적인 감정이 아니라 변하지 않는 언약적 관계라는 것입니다. 구약 시대부터 이어진 하나님의 약속은, 하나님의 백성이 흔들릴 때마다 그들을 붙잡아 주시는 사랑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통해 이러한 약속이 구체적으로 성취되었다고 보는 것이 신약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바울은 이 맥락에서, 믿는 이들이 단순한 위로나 응원을 넘어서는 ‘언약적 확신’을 가져야 함을 설파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말씀은 첫눈에 단순히 위로를 건네는 듯 보이지만, 그 기저에는 깊고 단단한 신학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선언은, 신앙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주며, 동시에 인간의 연약함과 죄성을 넘어서는 하나님의 능력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로 작용합니다.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할 부분은 ‘우리의 노력이나 공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의지와 사랑’이라는 점입니다. 이 말씀이 바울의 전체적인 서신 구조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도, 구원을 이루어가시는 분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선명하게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또한 로마서 8장 전체 맥락을 살펴보면, 바울이 죄와 죽음의 권세를 말하다가 궁극적으로 성령 안에서의 자유와 하나님의 사랑을 노래하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정점을 이루는 말씀이 “만일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입니다. 이 선언은 독자들로 하여금, 모든 고민과 갈등, 심지어 죄책감마저도 하나님의 크신 능력 앞에서 상대적으로 무력해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만듭니다. 바울은 인간의 연약함을 전혀 무시하거나 부인하지 않았지만, 결국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의 의지는 그 무엇도 막을 수 없음을 전달하기 위해 이러한 문장을 사용했습니다.
로마서 8장에서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이 누리는 자유와 확신을 길게 언급합니다. 특정한 행위나 율법 준수가 아닌,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구원에 의한 새로운 생명에 방점을 찍습니다. 이런 큰 맥락에서, “하나님이 우리 편이 된다”는 것은 그저 겉치레 수준의 ‘좋은 말’이 아니라 모든 신학적 논증을 요약하는 선언과도 같습니다. 실제로 ‘위하다’라는 단어의 원문 뉘앙스를 살펴보면, 단순히 호의적인 태도를 넘어서 함께 서 주고, 대신 싸워주며, 결코 포기하지 않는 강력한 지원을 의미합니다. 이는 성경에서 하나님이 자신의 백성을 대하는 모습을 일관되게 보여주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이 구절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간단한 긍정 문장처럼 느낄 수 있으나,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바울이 이 한 문장에 기독교 신앙의 중요한 기둥들을 압축시켜 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죄와 사망의 권세로부터의 해방,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 성령의 내주(內住)와 인도, 그리고 궁극적으로 하나님 앞에서의 영광스러운 미래까지 모두 여기서 한순간에 응축되어 있습니다. 바울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그 어떤 적대자도 참으로 맞설 수 없음을 강조하는 셈입니다. 이는 단순히 사람 대 사람의 대결이 아니라,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우주적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로마서 8:31은 바울이 펼쳐낸 복음의 정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복음은 사람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비와 능력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그 확신이야말로 신앙의 핵심입니다.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분이 우리 편에 서 계시다는 진리는 변하지 않는 반석과 같아서, 수많은 세월을 거쳐오면서도 수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과 위안을 주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 말씀이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 위로에서 머무르지 않고, 하나님의 구원 경륜에 대한 바울의 확고한 신념을 드러내는 중요한 토대가 됩니다. 바로 이 점에서 로마서 8:31의 가치는 시대를 넘어 영원히 빛납니다.
더 나아가, 바울이 본문에서 보여주는 어조는 격정적이면서도 논리적입니다. 그는 자신의 삶에서 직접 경험한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토대로, 이 말씀을 확고하게 선포했습니다. 복음 전파의 여정이 순탄치 않았던 바울의 인생은 여러 위험과 고난으로 가득했지만, 그러한 경험 속에서도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확신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로마서 8:31은 바울 개인의 간증과도 맞닿아 있으며, 동시에 교회 공동체가 공동으로 품어야 할 믿음의 기둥으로 작용합니다.
보이지 않는 손길
겉으론 눈에 보이지 않아도
어딘가 우리 곁에 서 계시어
넘어질 듯 흔들리는 마음 붙잡고
가장 어두운 골짜기에서도
빛으로 다가오시는 분
묻지 않아도 이미 다 알고
대적할 그 무엇도 못 찾을 만큼
한없는 능력으로 감싸 주시는
그 온전한 사랑
누가 감히 부정하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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