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성경

로마서 15장 5절 깊이 읽기: 인내와 위로의 하나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됨의 의미

일하루 2025. 5. 5.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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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로마서 15장 5절 말씀을 통해 사도 바울이 로마 교회 성도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던 내용을 깊이 살펴보려 합니다. 이 구절은 단순한 격려를 넘어, 신앙 공동체가 추구해야 할 본질적인 모습과 그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실천적 적용보다는 말씀 자체에 담긴 풍성한 의미를 이해하는 데 집중하며, 이 구절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귀 기울여 보겠습니다.

 

로마서 15장 5절 (개역개정)

이제 인내와 위로의 하나님이 너희로 그리스도 예수를 본받아 서로 뜻이 같게 하여 주사

이 짧은 구절 안에는 하나님, 그리스도 예수, 그리고 성도들 간의 관계에 대한 중요한 진리가 담겨 있습니다. 구절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그 의미를 더 깊이 파고들어 보겠습니다.

1. 근원: 인내와 위로의 하나님

바울은 기도를 시작하며 하나님을 "인내와 위로의 하나님"으로 부릅니다. 왜 하필 '인내'와 '위로'일까요? 이는 단순히 하나님의 여러 속성 중 두 가지를 나열한 것이 아닙니다. 바로 뒤따르는 내용, 즉 성도들이 '서로 뜻이 같게 되는 것'과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인내(헬라어: 휘포모네 ὑπομονή)'는 단순히 수동적으로 참는 것을 넘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견디며 기다리는 적극적인 힘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연약하고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오래 참으시며 기다려 주십니다. 우리의 실수와 넘어짐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으시고, 끊임없이 우리를 향한 사랑과 계획을 이루어 가십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인내하심이 있기에, 우리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소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위로(헬라어: 파라클레시스 παράκλησις)'는 곁으로 다가와 격려하고, 위로하며, 힘을 북돋아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령님을 '보혜사(保惠師, 파라클레토스 παράκλητος)'라고 부르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지치고 상처받았을 때, 말씀과 성령을 통해 우리 곁에 다가오셔서 위로하시고 새 힘을 주십니다. 슬픔 속에서 утешение를, 좌절 속에서 용기를 얻게 하십니다.

 

바울이 하나님을 '인내와 위로의 하나님'으로 명명한 것은, 성도들 간의 '뜻을 같이하는 것', 즉 하나 됨을 이루는 데 있어 바로 이러한 하나님의 성품이 필수적인 전제이자 동력임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 특히 다양한 배경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신앙 공동체 안에서는 필연적으로 갈등과 오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서로를 향한 인내와 격려입니다. 하지만 인간적인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의 인내는 쉽게 바닥나고, 위로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바울은 이 하나 됨의 근원이 우리 자신이 아니라, 바로 '인내와 위로의 하나님'께 있음을 분명히 합니다.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무한한 인내를 보여주시고 깊은 위로를 베푸시기 때문에, 우리 또한 그 하나님의 성품을 힘입어 서로를 향해 인내하고 위로하며 하나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는 것입니다. 이 하나 됨은 인간적인 성취가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이며, 그분의 성품에 뿌리를 둔 신적인 사건입니다.

2. 목표: 서로 뜻이 같게 하여 주사

하나님께서 주시기를 바울이 간구하는 것은 "서로 뜻이 같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뜻이 같다(헬라어: 토 아우토 프로네인 τὸ αὐτὸ φρονεῖν)'는 것은 단순히 모든 문제에 대해 똑같은 의견을 갖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획일적인 집단이 될 뿐, 다양성 속의 통일이라는 풍성함을 잃어버릴 것입니다.

 

이 표현은 '같은 마음을 품다', '같은 것을 생각하다', '같은 방향을 지향하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즉, 개인적인 선호나 부차적인 문제에 대한 견해 차이를 넘어, 신앙의 본질적인 가치와 목표에 있어서 같은 마음과 방향성을 공유하는 것을 말합니다.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개성과 은사를 유지하면서도, 더 큰 공동의 목표와 비전을 향해 함께 나아가는 조화로운 상태를 의미합니다.

 

로마서 14장에서 바울은 음식이나 특정일을 지키는 문제로 나뉘었던 로마 교회 내의 '믿음이 강한 자'와 '믿음이 연약한 자' 사이의 갈등을 다루었습니다. 서로 다른 신앙 양심과 실천 방식으로 인해 발생했던 긴장을 해소하고, 서로를 비판하거나 업신여기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권면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15장 5절의 '뜻을 같이하는 것'은 더욱 분명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는 사소한 문제에 대한 차이점을 부각하며 분열하기보다, 복음의 핵심 진리와 공동체의 덕을 세우는 일에 마음을 모으는 것을 뜻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뜻을 같이 함'이 하나님께서 "주시기를" 바라는 대상이라는 점입니다. 즉, 이것은 인간의 노력이나 합의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내와 위로의 하나님께서 은혜로 허락하셔야 하는 선물이라는 것입니다. 성도들은 하나 되기 위해 힘써야 하지만, 그 궁극적인 성취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역사에 달려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바울은 로마 교회 성도들에게 하나 되라고 명령하기보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하나 됨의 은혜를 베풀어 주시기를 기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3. 표준: 그리스도 예수를 본받아

그렇다면 성도들이 추구해야 할 '같은 뜻', 즉 하나 됨의 기준과 모델은 무엇일까요? 바울은 명확하게 제시합니다: "그리스도 예수를 본받아(헬라어: 카타 크리스톤 이에순 κατὰ Χριστὸν Ἰησοῦν)". 이는 '그리스도 예수를 따라서', '그리스도 예수에 합당하게'라는 의미입니다.

 

성도들이 품어야 할 같은 마음은 세상적인 기준이나 인간적인 타협의 결과가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 예수께서 보여주신 삶과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어야 합니다. 예수님이야말로 하나님 아버지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시며 인내와 위로를 삶으로 보여주신 최고의 모범이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어떻게 '같은 뜻'을 이루는 삶을 사셨습니까?

  • 하나님 중심: 예수님은 항상 자신의 뜻이 아닌 아버지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행하셨습니다(요 5:30). 이것이 모든 생각과 행동의 기준이었습니다.
  • 겸손과 섬김: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습니다(빌 2:6-8). 다른 사람을 자신보다 낫게 여기는 겸손이 하나 됨의 기초입니다.
  • 사랑과 수용: 예수님은 죄인, 세리, 병자 등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차별 없이 만나시고 사랑으로 품으셨습니다. 로마서 15장 7절에서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받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심과 같이 너희도 서로 받으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그리스도의 수용적인 사랑이 우리가 서로를 받아들이는 기준이 됩니다.
  • 자기희생: 예수님은 자신을 기쁘게 하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다른 이들의 유익과 구원을 위해 자신의 생명까지 내어주셨습니다(롬 15:3). 공동체의 하나 됨은 때로 자신의 권리나 편의를 내려놓는 자기희생적인 사랑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그리스도 예수를 본받아 서로 뜻이 같게 되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예수님의 마음과 생각, 가치관을 자신의 기준으로 삼고, 그분의 삶의 방식을 따라 서로를 대하며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하나 됨은 인간적인 친밀함이나 공통의 관심사를 넘어, 그리스도 예수라는 공동의 반석 위에 세워질 때 비로소 견고하고 참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 하나님으로부터 와서 그리스도를 향하는 하나 됨

로마서 15장 5절은 신앙 공동체의 하나 됨이 어디에서 시작되어 무엇을 향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귀한 말씀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노력이 아닌 '인내와 위로의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는 선물이며, 인간적인 동질성이 아닌 '그리스도 예수를 본받는' 삶의 방식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 하나 됨은 단순히 갈등 없는 평화로운 상태를 넘어, 하나님의 성품을 반영하고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르는,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신앙의 표현입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공동체 안에서 경험하는 어려움과 갈등 앞에서 쉽게 좌절하거나 서로를 비난하기보다, 먼저 인내와 위로의 하나님께 시선을 돌려야 함을 배웁니다. 그리고 우리 하나 됨의 유일한 기준이시며 목표이신 그리스도 예수를 바라보며, 그분의 마음을 품고 서로를 대하도록 힘써야 합니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능력으로 우리 안에 참된 하나 됨을 이루어 가실 것입니다. 이 말씀이 오늘 우리 각자의 마음과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깊은 울림과 깨달음을 주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의 마음, 우리의 한마음

 

오래 참고 기다리시는
아버지의 넓은 품 안에서
우리는 숨을 쉽니다

 

곁에 와 속삭이는 위로
지친 어깨 감싸 안으시니
다시 일어설 힘을 얻습니다

 

그 인내 배우고 싶습니다
그 위로 나누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마음 조각 모아서

 

그리스도 걸으신 그 길 따라
같은 곳을 바라보며
서로의 손을 잡습니다

 

다름은 무늬가 되고
모남은 기대는 곳 되어
하나님의 마음 닮은
우리의 한마음 되어갑니다.

  • 늘 완벽하고 친절한 사람 옆에서는 약한 사람이 마음을 열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결핍 있고 모난 사람은 약한 자의 ‘자리’를 남겨둡니다. 나도 그 옆에서 부족한 모습 그대로 쉴 수 있는 곳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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