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성경

로마서 14장 19절 깊이 읽기 – 화평과 덕을 세우는 성경적 의미와 메시지

일하루 2025. 3. 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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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 14장 19절은 많은 사람들에게 매우 친근하면서도 중요한 의미를 전해 줍니다. 이 구절은 “그러므로 우리가 화평의 일과 서로 덕을 세우는 일을 따를지니”라는 말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개역개정). 표면적으로 보았을 때, ‘화평을 추구한다’거나 ‘덕을 세우는 일에 힘쓴다’는 표현은 누구나 그 뜻을 금방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한 문장 안에 담긴 의도가 어디에서 비롯되었으며, 어떤 배경 아래에서 이러한 표현이 나왔는지는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바울이 로마 교회에 보낸 편지(로마서)는, 다양한 문화적·종교적 배경을 가진 이들이 함께 예배하고 교제하는 상황을 전제로 하고 있었습니다. 유대인 출신 신자와 이방인 출신 신자가 한 공동체에 섞여 있었던 로마 교회는, 음식 규정이나 절기 준수 방식 등 여러 면에서 서로 다른 관습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런 차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갈등이나 오해가 발생하기 쉬웠고, 때로는 누군가의 신앙적 양심과 충돌하는 일도 생겼습니다.

 

바울은 로마서 14장 전반에서 이같이 서로 다른 문화와 신앙 전통을 가진 성도들이 분열되지 않고 어떻게 함께 걸어갈 수 있을지를 고민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19절에 등장하는 화평과 덕 세움의 가치는, 단순한 예의 범절이나 도덕적 지침을 넘어서는 심층적 의미를 띱니다. 갈등 상황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근본적인 태도를 보여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화평의 일’이라는 표현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경에서 ‘화평(平和)’은 단순히 싸움을 멈추는 상태나 외적인 평온함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뜻 안에서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상태’를 폭넓게 가리킵니다. 바울이 말하는 화평은 교회나 공동체가 각자의 다른 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서로를 나쁘게 판단하지 않는 분위기를 의미합니다. 즉, 로마 교회가 여러 문화와 가치관이 섞여 있는 상황에서 서로를 정죄하지 않고, 다름을 존중하는 태도로 나아갈 때 생겨나는 조화로운 관계가 바로 ‘화평’의 핵심이라는 것이지요.

 

또한 이 구절에서 바울은 ‘서로 덕을 세우는 일’을 함께 언급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덕’(德)은 고대 그리스어로 ‘오이코도메(oikodomē)’의 개념과 연결됩니다. 이는 원래 ‘건물을 세운다’, ‘건축한다’는 뜻을 담고 있으며, 신앙 공동체 내에서 ‘영적 성장을 돕고 세워준다’는 뉘앙스를 갖습니다. 그저 남에게 예의를 차리는 수준의 덕을 넘어, 상대방이 한층 더 성장하고 굳건해질 수 있도록 신중하게 말을 하고 행동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이를테면, 상대방의 입장을 깊이 살피고, 그에게 미칠 영향까지 헤아리는 태도가 포함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14장 19절 한 구절이 가지는 묵직한 의미는, 단순히 “함께 잘 지내자” 정도의 권유가 아닙니다. 바울은 로마 교회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나라”가 음식이나 음료와 같은 외적인 요소로 구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말해 왔습니다(로마서 14:17 참조). 그리고 이어지는 19절에서, 분열하거나 비판하기보다는 공동체의 화평과 덕을 세우는 길을 선택하라고 강조합니다. 즉, 내가 가진 신앙적 자유나 권리가 크다고 해서 그것을 고집하거나, 남에게 요구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 아니라는 맥락이 깔려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적으로 파악해야 할 점은, 이 화평과 덕 세움이 진정으로 ‘서로를 돌보는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것입니다. 갈등 상황에서 누가 맞고 틀리느냐를 따지기 전에, 먼저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마음을 품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바울이 말하는 ‘화평의 일’을 따르는 것이 곧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르는 길과 맞닿아 있음을 암시하는 부분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거나 타인을 비난하기보다는, 사람들의 약함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셨다고 복음서는 전합니다. 따라서 바울이 로마 교회 공동체에 권면하는 이 한 문장은, 바로 그 정신을 로마 지역의 다양한 신자들이 실질적으로 인식하길 바랐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구절을 이해할 때, “결국 이 말씀이 우리에게 무슨 도전을 주느냐”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생겨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로마서 14장 19절의 중심은,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공한다기보다, 화평과 덕을 세우는 방향성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바울의 신학적·영적 가치를 제시하는 데 있습니다. 여기에는 내 생각이 옳다고 고집해서 분란을 일으키기보다는, 함께 어우러짐 속에서 참된 하나님의 다스림을 이루어 나가는 것이 본질이라는 깨달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말씀을 대할 때, 누군가의 신앙이 나와 다르더라도, 그들이 가진 신앙적 경향을 더욱 존중하는 태도로 들어가야 한다는 바울의 의중을 파악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로마서 14장 19절은 작은 단어들 속에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공동체를 향해 열린 마음을 갖도록 이끄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화평을 추구한다는 것은, 갈등이 일어날 수 있는 무수한 지점에서 상대를 배제하기보다 포용하는 선택을 하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덕을 세운다는 표현을 통해, 서로의 믿음을 무너뜨리지 않고 오히려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라는 바울의 가르침이 선명히 드러납니다. 이 같은 바울의 권면은, 수많은 신앙 공동체들이 갈등이나 분열 대신 연합과 존중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보통교육을 받은 누구라도 이 말씀을 대할 때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이 존재합니다. 왜냐하면 화평과 덕은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인간관계의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화평’은 단순히 마주 앉아 다투지 않는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하나님 안에서 진정한 일치, 그리고 서로를 해치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참된 평화라는 깊은 개념을 담고 있습니다. ‘덕을 세우는 것’ 역시, 쉬운 낱말이지만 그 이면에는 서로에게 유익이 되고자 하는 배려, 그리고 겸손하게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마음가짐이 숨어 있습니다.

 

로마서 14장 19절은 결국, 교회를 구성하는 모든 이들이 서로 다른 환경과 신앙 전통에서 왔음을 인정하고, 그 다양성을 해치지 않는 선 안에서 함께 조화를 이루라는 권면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비록 인간적인 차이와 갈등이 있을지라도, 그것을 뛰어넘어 하나의 공동체를 세워 나가려는 의지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죠. 그러므로 이 구절은 믿는 이들이 어떤 상황에 있든, 상대를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함께 어우러지길 바라는 바울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로를 잇는 길

비우는 마음으로 다가가네
낯선 생각이 익숙하게 들릴 때
화평의 문은 스르륵 열리고
덕을 세우는 다리가 놓인다

 

다른 소리를 아우르며
한 모양으로 엮여 가는 순간
갈라졌던 길들이 하나로 이어져
너와 나 사이에 평안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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