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 이는 온전하게 매는 띠니라.”
(골로새서 3:14)
신약성경의 골로새서는 사도 바울이 골로새 교회 공동체에 전한 편지로 잘 알려져 있다. 골로새 지역에 모인 신앙인들은 바울이 직접 세운 교회가 아니었으나, 바울이 깊은 애정과 신앙적 권면을 담아 보낸 이 편지로 인해 많은 깨달음과 위로를 얻었다고 전해진다. 골로새서 3장은 특별히 신앙 안에서 변화된 삶을 제시하는 내용이 이어지는데, 3:14에서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 이는 온전하게 매는 띠니라”라는 구절이 강조되어 있다.
여기서 “사랑”은 다양한 덕목이나 성품을 하나로 연결해 주는 가장 큰 요소로 드러난다. 성경 안에서 사랑은 여러 차례 언급되지만, 특히 골로새서 3:14는 그 사랑이야말로 모든 것을 완성하고 묶어 주는 ‘띠(bond)’라고 표현한다. 고대 문화권에서 ‘띠’는 옷을 고정시키거나 둘러매는 데 쓰이는 생활 필수품이었고, 상징적으로는 여러 부분을 한데 묶어 하나로 만든다는 이미지를 지닌다. 이처럼 본문은 다양한 미덕이나 선행이 있을지라도, 그것을 하나로 완벽하게 모아 주는 결정적 요인이 바로 ‘사랑’임을 나타낸다.
실제로 골로새서 3장을 조금 더 살펴보면, 앞서 여러 가지 덕목—자비, 겸손, 온유, 오래 참음 등—이 언급된 뒤, 마지막에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고 권면한다. 바울은 그 어떤 행위나 태도도 사랑이 빠져버리면 그 본래의 완전함을 잃고 만다는 사실을 신학적으로나 실존적으로 꿰뚫어 보고 있었다. 따라서 3:14에서 강조하는 사랑은 단순히 감정이나 일시적 호의가 아니라, 그리스도인이 서로를 대하는 근본적 태도이자 믿음의 핵심으로서 묘사된다.
골로새 교회 공동체는 유대적 전통, 이방 문화, 다양한 철학 사조 등이 복합적으로 섞여 혼란을 겪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바울은 분열이나 갈등 대신, 성도들이 서로 조화와 일치를 이루어 나가기를 바랐다. 그렇다면 왜 ‘사랑’이 가장 큰 해결책이자 연결고리가 되었을까? 그것은 바로 사랑이 모든 교훈과 윤리적 지침을 초월하여 모든 사람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주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가르침과 규범이 중요하지만, 그것들을 묶어 온전히 실체화하는 힘은 결국 사랑에서 비롯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또한 3:14에 등장하는 “온전하게 매는 띠”라는 표현은, 사랑이 다른 모든 가치나 미덕을 충족하고 보완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아무리 지혜롭고 겸손한 태도를 지닌다고 해도, 상대를 향한 사랑이 없으면 참된 ‘연결’을 이룰 수 없다. 결국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랑이야말로 불완전함을 채우고 바른 질서와 조화를 만들어 내는 핵심 원리라는 점이다.
한편 신약성경 곳곳에서 사랑은 ‘실천’ 혹은 ‘적용’과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 그러나 골로새서 3:14가 전하는 핵심 메시지는, 사랑 자체가 이미 ‘온전하게 매는 띠’로써 가장 우선적이고 궁극적인 가치라는 선언이다. 달리 말해, 이 구절은 “왜 사랑이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사랑은 그 자체가 모든 덕을 살아 있고 유효하게 만드는 동력이며, 만약 사랑이 제외된 채 어떤 삶의 태도를 가진다면, 그것은 미완성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당시 골로새 교회만이 아니라, 기독교 전통 전체를 통틀어도 ‘사랑’이라는 가치는 종종 여러 갈등을 봉합하고, 서로 다른 출신 배경과 이해관계를 넘어서도록 만드는 원동력으로 강조되어 왔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전서 13장에서 “사랑이 없으면 아무 유익이 없다”고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게 볼 때, 골로새서 3:14의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 이는 온전하게 매는 띠니라”라는 짧은 구절이지만, 이 한 문장 안에는 신앙 공동체의 질서와 연합,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의 진정한 ‘완전함’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간명하게 보여 준다.
성경적 사고에서 ‘사랑’이 왜 으뜸인가를 이해하려면, 그 배경에는 하나님의 본성과 의지가 녹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성경 전체에서 하나님은 사랑의 근본이자 출발점으로 묘사되며,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 역시 사랑이 핵심 주제로 등장한다. 골로새서 3:14도 이 큰 줄기 위에 놓인 말씀이기에, 바울은 교회 공동체가 서로에게 베푸는 사랑이야말로 모든 선한 목표와 삶의 질서를 하나로 묶어 온전히 드러내게 한다고 확신한 것이다.
다만 이 구절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사랑이 또 하나의 미덕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가장 으뜸되는’ 덕목이라는 사실이다. 단순히 “다른 미덕들 중 하나로 사랑을 챙기자”는 수준이 아니라, “반드시 모든 것 위에 덧입혀야 하는 가장 핵심의 띠”임을 강조한다. 이처럼 골로새서 3:14는 사랑을 따로 분리된 선택지가 아닌, 본질적 연결과 완성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절대적 열쇠로 제시한다.
궁극적으로 이 말씀은 골로새 교회가 맞닥뜨린 혼합적·다원적 상황 속에서, 서로 다른 신앙 배경과 문화적 차이를 넘어 ‘하나 됨’을 추구하도록 이끈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사랑이 다른 모든 덕목들을 완벽히 묶어 내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골로새서 3:14가 전하는 메시지는 길지 않지만, 그 내용은 가볍지 않다. 짧은 구절 안에 사랑의 가장 근본적이고도 통합적인 역할이 담겨 있는 것이다.
온전하게 매는 띠
바람처럼 스며드는 숨결이
우리의 지친 어깨를 감싸주네
멈추지 않는 소리로 속삭이고
끝없는 빛으로 길을 밝혀 주네
흩어진 조각들을 다시 모아
온전함으로 이끄는 그 손길
이름 한 번 부르지 않아도
사랑이라 부를 수밖에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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