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성경

시편 30편 11-12절 묵상: 슬픔을 기쁨으로, 침묵을 찬송으로 바꾸시는 은혜

일하루 2025. 4. 2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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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시편 30편 11절과 12절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의 깊은 슬픔을 어떻게 놀라운 기쁨으로 변화시키시는지, 그리고 그 결과 우리의 삶에 어떤 목적을 부여하시는지 함께 묵상하고자 합니다. 이 구절들은 단순한 감정의 변화를 넘어,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근본적인 회복과 그로 말미암은 찬양의 삶을 보여줍니다.

 

시편 30편 11-12절

주께서 나의 슬픔이 변하여 춤이 되게 하시며 나의 베옷을 벗기고 기쁨으로 띠 띠우셨나이다
이는 잠잠하지 아니하고 내 영광으로 주를 찬송하게 하심이니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영원히 감사하리이다

You have turned for me my mourning into dancing;
you have loosed my sackcloth and clothed me with gladness,
that my glory may sing your praise and not be silent.
O LORD my God, I will give thanks to you forever!

슬픔이 변하여 춤이 되게 하시며 (11절 상반절)

"주께서 나의 슬픔이 변하여 춤이 되게 하시며" (You have turned for me my mourning into dancing). 이 구절은 극적인 반전을 선포합니다. '슬픔'(mourning)은 단순한 우울함을 넘어, 죽음이나 큰 재난 앞에서 겪는 깊은 애통함, 비탄을 의미합니다. 구약 시대에 슬픔은 종종 통곡하고, 옷을 찢고, 재를 뒤집어쓰는 등의 외적인 행동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이는 삶의 기쁨과 활력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 어둠과 절망이 드리운 상태를 상징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 깊은 슬픔을 '춤'(dancing)으로 바꾸셨다고 시편 기자는 고백합니다. 춤은 슬픔과는 정반대의 감정, 즉 주체할 수 없는 기쁨, 해방감, 생명력, 축제의 표현입니다. 고대 근동 문화에서 춤은 종종 종교적인 기쁨과 감사를 표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미리암이 홍해를 건넌 후 소고를 치며 춤을 춘 것(출애굽기 15:20)이나, 다윗이 언약궤 앞에서 힘을 다해 춤을 춘 것(사무엘하 6:14)이 그 예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변화의 주체가 '주님'이라는 사실입니다. 슬픔이 저절로 사라지거나, 인간적인 노력만으로 춤이 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적극적인 개입과 능력으로 인해 불가능해 보였던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이는 마치 어둠이 빛으로 변하고, 죽음이 생명으로 바뀌는 것과 같은 근본적인 전환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가장 깊은 고통의 자리까지 찾아오셔서, 그 슬픔의 본질 자체를 기쁨으로 바꾸시는 분이심을 이 구절은 강력하게 증거합니다.

나의 베옷을 벗기고 기쁨으로 띠 띠우셨나이다 (11절 하반절)

"나의 베옷을 벗기고 기쁨으로 띠 띠우셨나이다" (you have loosed my sackcloth and clothed me with gladness). 이 구절은 앞선 구절의 의미를 더욱 구체화하고 시각적인 이미지로 강조합니다. '베옷'(sackcloth)은 슬픔, 회개, 겸비함을 상징하는 거칠고 불편한 옷입니다. 사람들은 큰 슬픔을 당했거나 하나님 앞에 죄를 자복할 때 베옷을 입었습니다(창세기 37:34, 요나 3:5-6). 베옷을 입는다는 것은 세상의 즐거움과 단절하고 오직 자신의 비참함과 슬픔에 집중하는 상태를 나타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베옷을 '벗기셨다'(loosed)고 말씀합니다. 단순히 옷을 갈아입는 행위를 넘어, 슬픔과 애통의 상태에서 완전히 해방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더 나아가, 벗기시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쁨으로 띠 띠우셨다'(clothed me with gladness)고 고백합니다. 여기서 '기쁨'(gladness)은 단순한 감정을 넘어, 마치 옷처럼 우리를 감싸고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실체가 됩니다. 슬픔과 재 대신 아름다움과 기쁨의 옷을 입혀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보여줍니다(이사야 61:3 참조). 베옷이 슬픔과 죽음의 상징이라면, 기쁨의 옷은 생명, 축복, 하나님과의 회복된 관계를 상징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외적인 상황뿐 아니라 내면의 상태까지도 완전히 새롭게 하시는 분입니다.

이는 잠잠하지 아니하고 내 영광으로 주를 찬송하게 하심이니 (12절 상반절)

"이는 잠잠하지 아니하고 내 영광으로 주를 찬송하게 하심이니" (that my glory may sing your praise and not be silent). 이 구절은 하나님께서 왜 우리의 슬픔을 춤으로, 베옷을 기쁨으로 바꾸셨는지 그 목적을 밝힙니다. 그 이유는 바로 '주를 찬송하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여기서 '내 영광'(my glory)은 해석의 여지가 있지만, 많은 경우 시편 기자의 '영혼' 또는 '마음', '가장 깊은 내면의 존재', 혹은 '나 자신 전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즉, 하나님께서 주신 회복과 기쁨은 단순히 개인적인 만족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 자체가 하나님을 향한 찬양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것입니다.

 

'잠잠하지 아니하고'(not be silent)라는 표현은 중요합니다. 깊은 슬픔과 고통 속에서는 입을 열어 찬양하기 어렵습니다. 때로는 침묵이 슬픔의 유일한 표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시면, 그 침묵은 깨지고 찬양이 터져 나오게 됩니다. 마치 막혔던 샘이 터져 물이 솟아나듯,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찬양이 우리의 영광, 즉 우리의 존재 깊은 곳에서부터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이 찬양은 억지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과 회복을 경험한 자에게서 자연스럽게 터져 나오는 반응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침묵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분의 은혜를 노래하는 찬양의 존재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영원히 감사하리이다 (12절 하반절)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영원히 감사하리이다" (O LORD my God, I will give thanks to you forever!). 시편 기자는 앞선 경험과 깨달음의 정점에서, 하나님을 향한 영원한 감사의 고백으로 나아갑니다. 이 감사는 슬픔이 기쁨으로 변하고, 베옷이 벗겨지고, 침묵이 찬양으로 바뀐 놀라운 변화에 대한 필연적인 응답입니다.

 

'여호와 나의 하나님'(O LORD my God)이라는 호칭에는 하나님과의 개인적이고 친밀한 관계가 담겨 있습니다. 자신을 구원하시고 회복시키신 분이 멀리 계신 추상적인 신이 아니라, 바로 '나의'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 깊은 관계 속에서 시편 기자는 '영원히'(forever) 감사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이는 일시적인 감정 표현이 아니라, 과거에 베푸신 은혜에 대한 기억과 미래에도 계속될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 전 생애적인 헌신의 선언입니다. 슬픔을 춤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 자는, 그 감사가 순간에 그치지 않고 영원으로 이어짐을 알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시편 30편 11-12절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가장 깊은 절망 속에서도 일하시며, 그 슬픔을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기쁨과 찬양으로 바꾸실 수 있는 분임을 보여줍니다. 이 변화는 우리 존재의 핵심을 건드리며, 우리를 침묵에서 건져내어 영원한 감사와 찬양의 삶으로 인도합니다. 이 말씀은 고통 중에 있는 이들에게는 소망을, 기쁨 중에 있는 이들에게는 그 기쁨의 근원이 누구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깊은 울림을 줍니다.


슬픔이 춤으로 변할 때

깊은 밤 재 아래 엎드려
베옷 입고 흐느끼던 시간들
세상은 온통 잿빛이었고
내 영혼은 침묵 속에 잠겼네

 

문득, 따스한 손길 하나
나의 어깨를 감싸 안으시니
거친 베옷 스르르 벗겨지고
햇살 같은 기쁨이 옷 입히네

 

굳었던 내 발걸음이 가벼워져
어둠 속에서 춤을 추기 시작하고
닫혔던 내 입술이 열리어
막혔던 노래가 터져 나오네

 

아, 나의 하나님 여호와여
슬픔을 춤으로 바꾸신 주님
이 놀라운 은혜 앞에서
나의 영광 잠잠할 수 없어라

 

영원히 감사하리, 영원히 찬양하리
나의 존재 다해 노래하리라
내 슬픔 가져가 춤추게 하신
주님의 그 사랑을,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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