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성경

사무엘상 24장 13절 말씀 해설: '악은 악인에게서 난다'의 의미와 성경적 맥락

일하루 2025. 3. 3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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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무엘상 24장 13절에서 다윗이 남긴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이 구절은 다윗이 사울 왕을 피해 도망 다니던 시기에 벌어진 한 장면에서 등장합니다. 그 상황을 조금 더 살펴보면, 다윗은 엔게디 광야 동굴에 숨어 있었고, 사울은 다윗을 잡기 위해 수많은 군사를 이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기회를 잡아 사울을 해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다윗이 사울에게 꺼낸 말이 바로 “옛 속담에 말하기를 ‘악은 악인에게서 난다’ 하였으니 내 손이 당신을 해하지 아니하리이다”라는 선언이었습니다.

 

다윗의 이 말에는 당시의 상황과 그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 녹아 있다고 느낍니다. 사울은 다윗을 끊임없이 적으로 간주했지만, 다윗은 끝내 사울을 해치지 않았습니다. 사울을 존중했고, 자신이 먼저 폭력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윗이 이 말을 할 때, 그는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악행을 통해 결백을 입증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사울이 쫓는 대상이 ‘악한 자’가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 스스로 악인으로 행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생각합니다.

 

사무엘상 24장 13절의 “악은 악인에게서 난다”라는 문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이 짧은 말 속에는 ‘악한 의도를 품은 사람은 결국 악한 행동을 하게 된다’는 의미가 압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구절은 성경 전체에서 인간의 내면과 행동의 관계를 설명해 주는 중요한 예로 꼽힙니다. 다른 성경 구절에서도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한다’거나 ‘못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을 수밖에 없다’는 식의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와 맥락을 같이하는 사무엘상 24장 13절은, 결국 ‘행동은 그 사람의 본성에서 비롯된다’는 통찰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 다윗이 처한 환경은 매우 위태롭고 불안정했습니다. 사울이라는 강력한 권력을 가진 왕이 자신을 끊임없이 추격했으니, 일반적으로는 위협 앞에서 분노나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윗은 스스로 정의하려 하지 않았고, 직접 악으로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이 점에서 “악은 악인에게서 난다”라는 선언은 다윗이 택했던 태도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사울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였다고 느낍니다. ‘내가 당신을 해치지 않는 것은 내가 악인이 아니기 때문이다’라는 논리가 작동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맥락에서 이 구절은 단순히 ‘악한 자가 되지 말라’는 교훈을 전달하기보다는, 다윗이 무고함을 증명하고 싶어 했던 심리와 맞물려 있습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 표현 속에 담긴 ‘옛 속담에 말하기를’이라는 부분입니다. 다윗이 제시한 이 말은 당시에도 널리 알려진 격언처럼 여겨진 것 같습니다. 다윗이 여기에서 ‘악인’과 ‘선인’을 확연히 구분하는 것은 ‘나는 악한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니다’라는 자부심이자 소명 의식을 반영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악을 품지 않았기에 악한 열매를 맺지도 않을 것이며, 아무런 잘못이 없으니 억울함을 당하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혹여 억울함이 닥친다 해도 자신이 선택한 길을 꿋꿋이 걸어가겠다는 태도를 보여 줍니다.

 

이 구절에서 특별히 강조되는 부분은 ‘악을 행하는 사람은 이미 마음에 악을 품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내가 늘 그 구절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장면은, 다윗이 동굴 안에서 사울의 옷자락만 살짝 베어냈던 사건입니다. 다윗은 그 행위조차 양심에 찔려 후회했습니다. 이토록 다윗은 사울을 해칠 기회를 얻었음에도, 끝까지 사울의 목숨을 뺏지 않았습니다. 이를 통해 그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면서, 사울이 지닌 편견을 철저히 무너뜨리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다윗이 마치 ‘악인이라면 이미 벌써 악을 행했을 텐데,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가 사울을 죽였다면, 오히려 그 자신이 사울의 주장대로 ‘악한 자’가 될 수도 있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다윗은 왕을 높이며,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겸손히 물러납니다. 그리고 “악은 악인에게서 난다”라는 말로 자신이 ‘악인’이 아님을 선언합니다. 이것은 다윗이 가진 믿음의 배경 속에서 나오는 태도이며, 이 구절의 힘이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무엘상 24장 13절을 깊이 살펴보면, 그 안에는 ‘행동은 마음의 반영’이라는 통찰이 뚜렷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윗이 보여 준 태도와 상황을 고려할 때, 이 말씀이 단지 윤리적인 차원에서 ‘선을 추구하고 악을 멀리하자’는 식의 가르침만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오히려 다윗이 이 말을 꺼낸 실제 맥락은, 누명을 벗고자 하는 절박함이었습니다. 또 그가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한 근거로 이 옛 속담을 차용했다는 점에서, 이 짧은 문장이 담고 있는 의미는 더 다채롭게 읽히게 됩니다.

 

결국 “악은 악인에게서 난다”라는 한 구절은, 다윗이 직접 몸소 체험한 상황에서 비롯된 선언이라 더욱 마음에 각인되는 것 같습니다. ‘악인은 결국 악을 행한다’는 이 원리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도 폭넓게 공감될 만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무엇보다 이 구절은 다윗과 사울 사이에서 벌어진 긴장 관계를 선명하게 보여 주면서, 누가 진정으로 악한 마음을 품고 있었는가를 가늠하게 해 줍니다. 다윗은 사울을 죽이지 않았고, 오히려 그에게서 멀찍이 떨어져 용서와 인내의 태도를 견지했습니다. 그래서 이 말이 더욱 생생한 설득력을 지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악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결국 악을 행한다는 선언은 여러 성경 구절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 짧은 문장을 읽는다고 해서 모든 답을 찾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윗이 처한 사건의 흐름 안에서, “악은 악인에게서 난다”는 말이 보여 주는 진실은 분명했습니다. 다윗이 만약 사울을 해쳤다면 그는 자칫 스스로를 ‘악인’으로 증명하는 셈이 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사울은 자신을 끊임없이 추격했기에, 그가 품은 마음이 결국 ‘악’으로 이어졌음을 부인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처럼 이 구절은 당시 두 인물의 태도를 극명하게 대조하고 있습니다.

 

나는 사무엘상 24장 13절을 마주할 때마다, 다윗이 직접 전한 이 말이 지닌 무게를 새삼스럽게 느낍니다. 간결하고도 강력한 이 문장 안에는, 다윗의 믿음과 행동이 온전히 담겨 있습니다. 그가 보여 준 모습은 마치 ‘악인이라면 반드시 악을 행하기 마련이지만, 나는 그렇지 않으니 판단해 보라’고 외치는 듯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이 대목이 다윗의 결백을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가 되었겠고, 또 누군가에게는 ‘악을 행하는 자가 누구인가’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묵직한 질문으로 남았을 것입니다.

 

이렇듯 “악은 악인에게서 난다”는 말씀은 사람의 마음과 행동 사이를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다윗과 사울의 이야기는 하나의 역사적 사건이지만, 당시의 긴장감을 생생하게 전하면서, 궁극적으로 ‘악과 선’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알려 주는 듯합니다. 나는 이 구절이 담고 있는 단순명료함이 신기하기도 하고, 동시에 그 배경 이야기가 주는 깊이가 감탄스럽기도 합니다.


고요 속의 응시

어둠 속에 고요히 부딪히는 마음
악은 악인에게서 퍼져 간다 하였으나


무심히 스치는 바람 속에서도

누가 마음을 가라앉히는지
누가 억울함 속에 머무는지


한없이 지켜보는 동굴의 적막

그곳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악은 악인에게서 난다”


그 한마디는 빛처럼 내려앉아

누가 과연 악인이었는지
누가 과연 악을 택하지 않았는지


아직도 속삭이는 듯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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