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성경

시험 가운데서 함께하시는 하나님 – 고린도전서 10:13 깊이 읽기

일하루 2025. 3. 2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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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도전서 10:13: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가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

 

바울이 고린도 교인들에게 보내는 이 말씀은, 시험을 겪을 때마다 겉으로 드러나는 상황보다 더 깊은 차원의 의미를 깨닫도록 안내해 줍니다. 나는 이 구절을 접할 때, 바울이 강조하는 “감당할 시험 밖에는…없나니”라는 표현이 먼저 마음에 와닿습니다. 흔히 ‘시험’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순간적인 좌절이나 두려움을 떠올리기 쉽지만, 바울은 그 시험이 결코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주어지지 않는다고 선언합니다.

 

이 점에서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라는 단어가 이어지는데, 여기서 ‘미쁘다’는 표현은 하나님께서 결코 변덕스럽거나 즉흥적으로 일을 행하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나타냅니다. 인간의 생각이나 계획은 상황에 따라 흔들릴 수 있지만, 하나님은 언제나 신실한 분이시기에, 시험을 허락하실 때조차도 우리에게 낯선 고통만을 던져놓고 방치하지 않으신다는 뜻입니다. 이런 언급은 바울이 단지 ‘힘들어도 견디라’고 권면하기보다, 하나님이 진정으로 우리를 아시고 통제하신다는 믿음 위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바울이 말하는 시험은 단순히 어려운 사건이든, 내면적인 유혹이든, 그 어떤 형태를 띨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시험의 본질은 결국 우리가 하나님의 선하신 성품과 의지 안에서 이해되어야 합니다.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라는 구절은, 하나님께서 사람의 한계를 이미 아신다는 점을 전제로 합니다. 우리의 능력 혹은 의지가 아니라, 하나님이 먼저 우리의 전체 상황과 마음의 범위를 헤아리시고, 우리로 하여금 ‘감당 가능성’을 전혀 넘어서지 않는 선에서만 시험을 경험하게 하신다는 선언입니다.

 

이어서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라는 부분은, 바울이 단지 ‘무조건 시험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님을 잘 보여 줍니다. 우리는 때때로 모호함과 무거운 부담감을 느낄 때가 있지만, 바울은 시험이 허락되는 순간 그 자체로 끝이 아니라, 시험 가운데서 새로운 국면이나 통로가 마련된다는 가능성을 함께 제시합니다. 더 나아가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라는 문장은, 우리에게 행해지는 모든 시험이 결코 절망이나 영원한 좌절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나님이 주도적으로 개입하심을 다시금 확증해 줍니다.

 

나는 이 구절을 바라보며, 바울이 전하는 핵심 메시지가 ‘시험의 성격을 가볍게 보지 말라’는 경고가 아니라, ‘하나님이 동행하시고 마련하시는 은혜의 길에 눈을 뜨라’는 권면임을 느낍니다. 고린도 교인들은 여러 이방 문화나 다양한 갈등 속에서 때로는 영적인 혼란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바울은, 어떤 시험이 오든지 그 한가운데서 하나님께서 우리의 능력을 한껏 뛰어넘는 고통만을 허락하지 않으시며, 더 나아가 적절한 돌파구를 예비해 두신다고 강조합니다.

 

이 말씀은, 인간의 자유의지나 노력이 시험에서 결코 무의미하다는 주장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대신, 인간의 힘과 이해력 너머에도 신실하게 역사하시는 분이 계시다는 사실을 말해 줍니다. 우리는 바울이 표현한 ‘시험’이란 단어가 가진 무게감 때문에 주저앉고 싶은 순간이 있을지라도, 궁극적으로 하나님이 우리를 돕기 위해 예비하시는 길이 존재함을 놓치지 않게 됩니다. 여기서 바울이 제시한 중요한 전제는, 하나님이 단순히 강압적으로 모든 상황을 통제하신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영역에 적절히 관여하시며 결코 혼자 방치하지 않으신다는 점입니다.

 

한편, “너희가 감당할 시험 밖에는 없다”라는 말에서 기계적인 방식으로 ‘시험은 늘 이길 만한 것이다’라고 가볍게 결론짓지 않는 점도 인상 깊습니다. 실제 삶에서 겪는 시험은 마음이나 상황에 따라 크게 다가올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시험을 허락하시는 분이 바로 신실하신 하나님이며, 그 시험의 끝까지 우릴 붙드시는 분 또한 하나님이심을 선언합니다. 결국 시험의 전 과정이 하나님과 분리되지 않은 채 진행되기에, 바울은 단호하게 “피할 길”을 보장하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말씀 전체를 놓고 다시 되짚어 보면, 이 구절은 일종의 ‘약속’으로 다가옵니다.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는 문장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끝까지 책임지신다는 사실의 구체적 표현입니다.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의 상황과 우리의 상황 사이에 존재할 수 있는 거리감을 뛰어넘어, 모든 믿는 이들에게 이 공통된 원리를 소개합니다. 곧, 아무리 힘겨운 시험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이 내시는 길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확신입니다.

 

우리는 이 한 절을 읽으면서도, 본문이 강조하는 바가 ‘하나님과의 관계’를 벗어나선 해석될 수 없음을 알게 됩니다. 바울은 시험의 문제와 해답을 설명하면서 철저히 하나님이 주어가 되는 문장을 사용합니다. “하나님은 미쁘시다”, “시험 당할 즈음에 피할 길을 내신다”, “너희가 능히 감당하게 하신다” 등의 표현은, 결국 시험의 순간에도 하나님의 신실함과 주도권이 드러난다는 진리를 한층 분명하게 드러냅니다. 이 말씀을 내 마음에 품고 다시 들여다보면, 바울이 얼마나 확신에 찬 어조로 고린도 성도들을 향해 말하고 있는지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이 구절이 선포하는 중심 메시지는,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시험은 마냥 극복 불가능한 무게가 아니라, 그 시험을 넘는 과정 가운데 하나님이 항상 함께하심을 나타낸다는 사실입니다. 바울은 그 핵심을 놓치지 않도록 힘껏 강조합니다. 그래서 나는 이 본문을 대할 때마다, ‘언제나 내 한계를 훨씬 뛰어넘는 시련이 찾아올 것 같은 두려움’보다는, ‘하나님의 한없는 신실함 안에서 마련된 길’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렇게 성경이 말하는 시험은, 결과적으로 하나님과 더 깊이 연결되는 실마리가 될 수 있습니다.

 

아무런 실천 방법이나 생활 속 적용을 다루지 않았음에도, 바울의 이 한 구절은 그 자체로 충분히 희망적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시각을 넘어서는 신실한 존재, 곧 하나님이 모든 것을 주관하신다는 강력한 선언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말씀을 찬찬히 읽으면서, 나는 하나님이 ‘피할 길’을 준비하셨다는 약속에 기대를 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이 이 말씀을 읽는 모든 이에게도 바울이 의도한 위로이자 굳건한 확신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빛을 여는 창문

 

다만 바람은 언제 올지 몰라도
하나의 문은 닫혀 있어도

저 너머에 또 다른 문이 있어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한 창문에

어느새 빛이 스며오나니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그 신실한 손길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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