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서 3:20 (개역개정)]
"우리 가운데서 역사하시는 능력대로 우리가 구하거나 생각하는 모든 것에 더 넘치도록 능히 하실 이에게"
제가 처음으로 이 구절을 진지하게 묵상했던 때를 떠올려봅니다. 그 시기는 제 신앙 여정 가운데서도 꽤 터닝 포인트였는데, 바로 인생의 꽉 막힌 듯한 상황 앞에 서 있던 때였습니다. 경제적으로도, 관계적으로도, 그리고 무엇보다 영적으로도 많은 벽에 부딪혀 있었죠. 매일 아침 말씀을 펴며 기도했지만 현실은 뚜렷한 변화 없이 힘겨운 길만 이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에베소서 3:20 말씀을 읽게 되었는데, 이 말씀이 제 마음을 두드리고 들어왔습니다. “우리 가운데서 역사하시는 능력대로 우리가 구하거나 생각하는 모든 것에 더 넘치도록 능히 하실 이에게”라는 표현은, 지금까지 제가 어떤 고정관념 속에서 하나님을 바라보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했습니다.
우리는 종종 하나님을 제한된 틀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고, 내가 계획하고, 내가 요청한 한도 안에서만 응답하신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하지만 에베소서 3:20은 분명히 말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생각의 범위를 훌쩍 뛰어넘는 분이시며,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고 놀라운 일을 행하실 수 있는 능력의 하나님이십니다. 여기서 핵심은 ‘우리 가운데서 역사하시는 능력’입니다. 이 능력은 멀리서 막연히 임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을 통해 우리 안에 실제적으로 작용하는 힘입니다. 이 능력으로 인해, 우리가 기대하고 기도하는 수준을 훨씬 초월하는 응답이 가능해지는 것이지요.
제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당시 저는 직업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꽤나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경제적 압박이 커지니 마음에 평안을 갖기 어려웠습니다. 매일 아침 말씀을 묵상하며 “하나님, 제게 길을 열어주세요. 제가 먹고 살 수 있는 정도만이라도 허락해 주세요”라고 기도하곤 했습니다. 솔직히 그 정도만이라도 감지덕지하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 이 말씀을 읽고 나서 깨닫게 된 점이 있었습니다. 나는 왜 겨우 ‘먹고 사는 정도’만을 바라고 있을까? 하나님은 그보다 훨씬 크고 풍성한 계획을 가지고 계시지 않을까? 하나님께서는 단순히 생존을 넘어서 삶의 의미와 목적,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삶을 열어주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관점이 바뀌니, 제 기도 역시 달라졌습니다. 단순히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주님께서 제게 주신 재능과 열정을 통해 누군가에게 유익을 주고, 더 나아가 주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는 길을 열어주세요’라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 지인이 우연히 소개해준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그 일을 통해 저는 이전에 상상조차 못했던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 프로젝트는 제가 지닌 작문 능력, 기획력, 그리고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재능을 종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일이었는데, 이를 통해 저는 경제적 안정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에베소서 3:20의 진리를 제 삶 속에 구현하는 과정이었지요.
하나님께서는 때로 우리가 바라는 그 ‘최소치’보다 훨씬 더 큰 것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이 정도면 만족해요”라고 우리의 한계를 긋고 마는 경우가 있는데, 하나님은 그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으실 수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종종 “하나님은 정말 내 기도를 들으실까?”, “내가 생각하는 이 문제보다 훨씬 복잡한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역사하실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에베소서 3:20을 다시 떠올려 보십시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구하거나 생각하는 모든 것을 ‘더 넘치도록’ 하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여기에는 물질적 필요만이 아니라, 마음의 평안, 인간관계의 회복, 새로운 사명의 발견까지 포함됩니다.
또한 이 말씀은 단지 개인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약속이 아니라,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선한 목적과 계획이 이 땅에 실현되도록 하는 통로가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 가운데 역사하시는 성령의 능력은 단순히 나의 형편 개선을 넘어, 내가 속한 공동체, 나아가 더 큰 세상에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흘려보내는 수단이 됩니다. 그러므로 이 말씀을 묵상할 때, 단지 개인적 야망이나 꿈만을 붙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선으로 나를 둘러싼 세상을 바라보며, 그 가운데 흘러갈 축복을 기대해 보길 바랍니다.
“더 넘치도록 능히 하실 이”를 믿으며 걸을 때, 우리의 신앙은 한 단계 깊어집니다. 처음에는 어둡고 좁게 보였던 길도, 하나님을 신뢰하고 한 걸음씩 내디딜 때 확장되는 것을 체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확장은 단지 물리적인 조건이나 눈에 보이는 성취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마음의 여유, 감사, 기쁨, 그리고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가 더해집니다. 이러한 영적 성장은 결국 우리 안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능력 덕분에 가능한 일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풍성함이 결코 세속적 욕망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한 방식으로 우리 삶을 변화시키며, 우리를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복을 나누어 주시기를 원하십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능력은 우리의 기도 제목과 상상을 뛰어넘어, 공동체와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크신 계획 안에 우리를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힘이 됩니다.
에베소서 3:20 말씀을 통해 제 삶을 되돌아보면, 저는 단지 경제적 형편 개선만을 바랐던 사람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제게 허락하신 재능과 관계, 사명이라는 큰 선물을 받은 사람으로 변화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 시야를 넓히시고, 기존의 생각 틀을 부수며, 더 풍성하고 의미 있는 길로 이끄신 것입니다. 이 말씀을 묵상하는 모든 분들도,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신뢰하며,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용기를 얻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이 말씀을 묵상하며 제 마음에 떠오른 시를 한 편 나누고 싶습니다. 이 시를 통해 하나님의 풍성한 능력과 우리 삶에 부어주시는 은혜를 다시 한 번 기억하고, 용기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능력의 샘물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내 생각의 경계선이 희미해지고
기도의 작은 속삭임이
하늘 향한 함성으로 번져간다.
주님, 당신은
내 좁은 상상을 부드럽게 깨뜨리고
굳게 닫힌 마음의 문턱을 넘어서
풍성한 가능성의 들판으로 이끄신다.
구하고 바라던 것조차
겨우 한 모금 물인 줄 알았는데
당신이 열어주신 문 너머에는
샘물처럼 흘러넘치는 기쁨이 있다.
내가 미처 바라지 못한 길 끝에서
당신은 이미 환하게 웃고 계시고
그곳에서 나는 비로소 깨닫는다,
무한한 능력이 당신 안에 있음을.
주님의 손길 아래
내 작은 바람은 파도치고,
내 좁은 생각은 하늘 높이 솟아오른다.
더 넘치도록 능히 하시는 이여,
당신 안에서 오늘도 나는 새로워진다.
'오늘의 성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사야 40:31 묵상 - 새 힘을 얻는 법, 독수리처럼 날아오르기 위한 믿음의 비밀 (0) | 2024.12.17 |
---|---|
신명기 7:9 구절로 살펴보는 하나님의 신실함 (1) | 2024.12.16 |
로마서 6:23 - 영생으로 가는 길 (0) | 2024.12.14 |
하나님의 사랑: 요한일서 4:8 묵상 (1) | 2024.12.13 |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습니다 – 빌립보서 3:20 (0) | 2024.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