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끊임없이 길을 찾는 존재입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 놓입니다. 사소하게는 점심 메뉴를 고르는 것부터 시작해, 진로를 결정하고, 배우자를 선택하며, 자녀를 양육하는 등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 앞에서 어떤 길이 옳은 길인지 몰라 막막함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특히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삶을 쉽게 엿볼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더욱 깊은 혼란과 상대적 박탈감에 빠지기 쉽습니다. 나와 달리 다른 사람들은 언제나 탄탄대로를 걷는 것 같고, 행복한 일만 가득한 것처럼 보입니다. 반면 나의 삶은 왜 이리도 삐걱거리고, 고난과 어려움이 끊이지 않는지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정직하게, 선하게 사는 것이 정말 맞는 길일까?’ 하는 근본적인 회의감마저 들 때가 있습니다.
바로 이런 마음의 폭풍 속에서, 시편 73편의 기자는 우리에게 깊은 공감과 함께 명확한 해답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그 핵심이 오늘 우리가 함께 묵상할 시편 73편 24절 말씀에 담겨 있습니다.
“주의 교훈으로 나를 인도하시고 후에는 영광으로 나를 영접하시리니” (시편 73:24)
이 짧은 한 구절의 말씀은 현재의 인도하심과 미래의 궁극적인 소망이라는, 우리 인생의 두 가지 가장 중요한 기둥을 굳건히 세워줍니다.
나만 힘든 것 같을 때: 시편 기자의 솔직한 고백
시편 73편을 처음부터 읽어보면, 시편 기자인 아삽이 우리와 똑같은 고민에 빠져 거의 넘어질 뻔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악한 자들이 형통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에 큰 시험이 들었습니다.
- 그들의 현실: 그들은 죽을 때도 고통이 없고, 그 힘이 강건하며, 다른 사람들처럼 고난을 당하지도 않고, 재앙을 겪지도 않았습니다.
- 그들의 태도: 교만이 목걸이처럼 그들을 감싸고, 폭력이 옷처럼 그들을 덮었습니다. 살찐 눈은 튀어나왔고, 마음의 소득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 그들의 말: 그들은 다른 사람을 조롱하고 악하게 말하며, 높은 데서 거만하게 말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시편 기자는 ‘내가 내 마음을 깨끗하게 하며 내 손을 씻어 무죄하다 한 것이 정말 헛되구나’(13절)라며 깊은 자괴감에 빠집니다. 선하게 살려고 애쓰는 자신이 겪는 고난과, 악하게 사는 자들이 누리는 평안과 부유함이 너무나 대조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모습은 마치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가, 편법과 불의로 성공 가도를 달리는 듯한 사람들을 보며 느끼는 좌절감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관점의 전환: 무엇이 그를 바꾸었는가?
이처럼 깊은 회의와 절망 속에서 허우적대던 시편 기자에게 극적인 전환점이 찾아옵니다. 그것은 바로 그가 ‘하나님의 성소에 들어갈 때’(17절)였습니다. 하나님의 성소에 들어갔다는 것은, 세상의 관점과 기준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관점, 즉 영원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그 순간 그는 깨닫습니다. 악인들의 형통은 마치 미끄러운 곳에 서 있는 것과 같아서, 결국 파멸에 이르게 될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들의 끝은 갑작스러운 공포와 전멸뿐이었습니다. 세상의 눈으로 볼 때는 그들이 승리자처럼 보였지만, 하나님의 영원한 관점에서 보니 그들의 운명은 바람 앞의 등불과도 같았습니다.
이 거대한 깨달음 이후, 시편 기자의 입에서 터져 나온 고백이 바로 오늘 우리가 묵상하는 24절 말씀입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세상의 형통을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진짜 안내자와 최종 목적지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여기에서의 인도하심: '주의 교훈'
“주의 교훈으로 나를 인도하시고...”
이 구절의 전반부는 우리의 ‘현재’에 대한 약속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그냥 세상에 던져두고 알아서 길을 찾아오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그분은 ‘주의 교훈’으로 친히 우리를 인도하시는 분입니다. 그렇다면 ‘주의 교훈’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요?
- 하나님의 말씀(성경): 성경은 우리 인생길의 내비게이션과 같습니다.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떤 길을 피해야 할지, 위험이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가장 정확한 지도입니다. 매일 말씀을 묵상하는 것은 내비게이션을 최신으로 업데이트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훈련입니다.
- 성령의 내적 음성: 우리의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성령의 세미한 음성 또한 중요한 ‘교훈’입니다. 어떤 선택 앞에서 마음에 설명할 수 없는 평안이 임하거나, 반대로 찜찜하고 불안한 마음이 든다면 그것은 성령께서 우리를 인도하고 계시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 삶의 여러 가지 상황들: 때로는 사람을 통해, 때로는 우리가 겪는 여러 사건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를 가르치고 인도하십니다. 순탄한 길에서는 감사를 배우게 하시고, 거친 길에서는 인내와 겸손을 배우게 하시며 모든 상황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하게 하십니다.
중요한 것은 이 인도하심이 일방적인 명령이 아니라, 인격적인 ‘상담’과 ‘조언’(counsel)에 가깝다는 점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손을 붙잡고 가장 좋은 길로 함께 걸어가 주시는 분입니다.
여정의 끝, 영광스러운 도착: '후에는 영광으로'
“...후에는 영광으로 나를 영접하시리니”
이 구절의 후반부는 우리의 ‘미래’에 대한 궁극적인 소망입니다. 이 땅에서의 여정이 끝난 후에,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소멸이나 허무가 아니라 ‘영광’입니다. 그리고 그 영광 속으로 하나님께서 친히 우리를 ‘영접’해 주신다고 약속하십니다.
세상이 말하는 성공과 영광은 일시적이며 비교 대상이 있기 마련입니다. 더 많은 부, 더 높은 지위, 더 큰 명예를 얻어도 늘 불안하고 허무한 것은 그것이 영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영광은 그런 것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본질적이고 영원한 것입니다.
이 소망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엄청난 힘을 줍니다.
- 현재의 고난을 이겨낼 힘: 지금 겪는 어려움이 인생의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됩니다. 이 길의 끝에 영광스러운 목적지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잠시의 비바람과 험한 길을 넉넉히 견뎌낼 수 있습니다.
- 잘못된 것을 부러워하지 않을 자유: 다른 사람이 누리는 일시적인 형통에 더 이상 마음을 빼앗기지 않습니다. 나의 진짜 보상은 하늘에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 오늘을 거룩하고 의미 있게 살 이유: 나의 하루하루가 영광스러운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소중한 발걸음임을 깨닫게 됩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선행과 정직한 삶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확신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오늘 시편 73편 24절의 말씀은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명확한 삶의 지침을 줍니다. 혹시 지금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며 절망하고 계십니까? 내가 걷는 이 길이 맞는 길인지 몰라 불안하고 외로우십니까?
그렇다면 이제 시선을 돌려 세상이 아닌 하나님을 바라보십시오.
- 매일 ‘주의 교훈’을 구하십시오. 잠시 멈춰 서서 성경을 펴고, 기도를 통해 내 삶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여쭈어보십시오.
- 궁극적인 목적지를 기억하십시오. 이 땅의 삶이 끝이 아님을, ‘후에 영광으로’ 우리를 맞아주실 하나님의 따뜻한 품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음을 잊지 마십시오.
우리의 인생 여정은 때로 안개 속을 걷는 것처럼 막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안내자가 동행하고, 가장 영광스러운 목적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결코 길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주의 교훈을 따라 걷는 오늘의 한 걸음이 쌓여, 마침내 영광의 자리에 이르게 될 그날을 소망하며 믿음으로 전진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나의 내비게이션
모두가 아우토반을 달리는 듯한데
나 홀로 비포장도로를 걷는 듯한 날
세상의 이정표는 화려하게 유혹하지만
마음의 나침반은 자꾸만 길을 잃는다
그때, 희미하지만 분명한 음성 하나
세상의 소음 뚫고 내게 길을 알려주네
말씀의 지도 위에 새겨진 오래된 약속
내 삶의 걸음걸음 친히 인도하시겠다고
거친 자갈밭도, 가파른 오르막도
주의 교훈 손에 들면 두렵지 않으니
길 끝에서 두 팔 벌려 나를 맞아주실
그 영광의 얼굴 그리며 다시 한 걸음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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