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성경

베드로전서 5장 7절 깊이 묵상: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그 의미와 하나님의 돌보심

일하루 2025. 6. 6.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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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가 함께 묵상할 말씀은 베드로전서 5장 7절입니다.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는 구절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 (베드로전서 5:7)


 

이 짧은 한 문장은 단순한 격려를 넘어, 우리 존재의 근본적인 상태와 하나님의 성품에 대한 깊은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말씀이 가진 본연의 의미를 한 단어 한 단어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그 안에 담긴 메시지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 명령 속에 담긴 초대

말씀의 전반부는 우리를 향한 분명한 명령, 혹은 권고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세 가지 핵심 단어, '염려', '다', 그리고 '맡기라'에 주목해야 합니다.

  • 우리의 '염려'란 무엇인가?
    성경에서 말하는 '염려(μέριμνα, merimna)'는 단순히 '조금 걱정되는 일' 정도의 가벼운 감정이 아닙니다. 이 단어는 우리의 마음을 여러 갈래로 나누고, 정신을 온통 사로잡아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무거운 근심과 불안을 의미합니다. 이는 우리의 삶을 짓누르고, 기쁨을 앗아가며,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현재를 마비시키는 강력한 힘을 가집니다.
    • 해결되지 않은 과거의 후회
    • 감당하기 벅찬 현재의 문제들
    •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 인간관계, 건강, 재정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걱정거리들
    • 이 모든 것이 '염려'에 포함됩니다. 그것은 마치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과 같아서,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는 벗어던지기 어렵습니다.
  • '다'라는 범위의 절대성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어떤 염려는 너희가 감당하고, 감당하기 힘든 몇 가지만 맡기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성경은 분명하게 '다(all)' 맡기라고 선언합니다. 이는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 절대적인 범위입니다. 우리가 보기에 사소해 보이는 작은 걱정부터,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거대한 불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포함합니다. 왜 '다' 맡겨야 할까요? 이는 염려의 본질과 관련이 있습니다. 작은 염려 하나가 마음에 남아있으면, 그것은 곧 다른 염려를 낳는 씨앗이 되기 때문입니다. 부분적인 맡김은 온전한 평안으로 이어질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짐을 받으실 능력이 있으며, 우리의 온전한 내어드림을 원하십니다.
  • '맡기라'는 행동의 본질
    '맡기라(ἐπιρρίπτω, epirriptō)'는 단어는 매우 역동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조심스럽게 내려놓다' 정도의 소극적인 행위가 아닙니다. 이 단어의 원뜻은 '힘껏 내던지다'에 가깝습니다. 마치 더러워진 옷을 벗어 던지거나, 무거운 짐을 어깨에서 힘껏 내던지는 행위를 묘사합니다. 이는 우리의 의지적인 결단과 행동을 촉구하는 표현입니다. 염려는 저절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주님께로 의식적으로, 그리고 단호하게 던져버려야 합니다. 이 행위는 수동적인 체념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능동적인 신뢰의 표현입니다. 내 힘으로 더 이상 붙들고 있지 않겠다는 결단이며, 이 문제의 주권이 나에게서 하나님께로 넘어갔음을 인정하는 믿음의 행위입니다.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 - 행동의 근거와 확신

말씀의 후반부는 우리가 왜 모든 염려를 주께 맡겨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이자,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를 제시합니다.

  • '그가 너희를' - 인격적이고 구체적인 관계
    성경은 막연하게 '신이 세상을 돌본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가", 바로 우리 주 하나님께서, "너희를", 즉 이 말씀을 읽고 있는 바로 '나' 자신을 개별적이고 인격적으로 아시고 관심을 가지신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의 돌보심은 우주적인 원리나 추상적인 개념이 아닙니다. 그것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구체적인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실제적인 사건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나의 이름과 나의 상황과 나의 모든 감정을 아십니다. 이 인격적인 관계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우리는 결코 우리의 가장 깊은 염려를 내던질 수 없습니다.
  • '돌보심이라' - 하나님의 변치 않는 성품
    '돌보신다(μέλει, melei)'는 것은 하나님의 본질적인 성품을 나타냅니다. 이는 '관심을 가지고 보살피며, 마음을 쓴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돌보시는 것은 그분의 변덕이나 기분에 따른 일시적인 행위가 아닙니다. 그것은 사랑과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의 존재 자체에서 비롯되는 영원하고 변치 않는 속성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돌보시는 분이십니다. 이것이 진리이기에, 우리는 우리의 염려를 그분께 맡길 수 있습니다. 이 구절의 구조는 놀랍습니다. 우리의 행동('맡기라')은 하나님의 성품('돌보심이라')이라는 굳건한 반석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우리가 먼저 무언가를 해야 하나님께서 돌보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본래 우리를 돌보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우리가 그분께 모든 것을 맡길 수 있는 것입니다.

겸손의 행위로서의 맡김

베드로전서 5장 7절은 바로 앞 구절인 6절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능하신 손 아래에서 겸손하라 때가 되면 너희를 높이시리라 (베드로전서 5:6)

염려를 계속 붙들고 있는 것은 사실 교만의 한 형태일 수 있습니다. '이 문제는 내 힘으로 해결해야 해', '내가 통제해야만 안심이 돼'라고 생각하는 것은 하나님의 능하신 손을 신뢰하지 못하고 자신의 능력을 더 의지하려는 마음의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나의 모든 염려를 주께 힘껏 내던지는 행위는 가장 확실한 겸손의 표현입니다. 이는 "하나님, 저는 이 짐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저의 지혜와 능력은 한계가 있습니다. 오직 전능하신 하나님만이 이 문제를 다루실 수 있습니다"라고 고백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겸손한 고백과 맡김의 행위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의 돌보심을 온전히 경험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베드로전서 5장 7절은 단순한 위로의 말을 넘어, 우리에게 행동하는 믿음을 요구합니다. 그것은 염려라는 무거운 짐을 스스로 지고 가려는 교만을 버리고, 나를 나보다 더 잘 아시고 사랑으로 돌보시는 하나님의 능하신 손 아래로 피하는 겸손의 결단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짐을 벗은 가벼움과 함께, 세상이 줄 수 없는 참된 평안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무거운 짐을 벗어

 

어깨 위에 내려앉은
보이지 않는 돌덩이 하나
마음속에 뿌리내린
이름 모를 가시덤불 하나

 

밤이 되면 더 무거워져
꿈속까지 따라오는 그림자
낮이 되면 더 선명해져
기쁨마저 갉아먹는 소리

 

다 가져오라시네
네 것이라 움켜쥔 모든 것
작은 티끌 같은 걱정도
태산 같은 절망까지도

 

힘껏 던져버리라시네
미련 없이, 뒤돌아보지 말고
그분의 능하신 손 아래로
나의 한계를 인정하는 그 자리로

 

이는 그가 돌보심이라
추상같은 선언, 따스한 약속
짐을 벗은 그 자리에
비로소 채워지는 사랑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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