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상은 평온할 때도 있지만, 가끔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고난이나 두려움 속으로 우리를 몰고 가곤 합니다. 너무나도 당황스럽고, 앞이 보이지 않는 순간이 찾아오면 우리는 고민합니다. ‘과연 이 상황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혹은 ‘정말 이 길의 끝에 희망이 있을까?’라고 말이죠. 그런데 그러한 두려움이나 시련 가운데서도 끝까지 지치지 않게 해주는 소망은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와 늘 함께하신다는 사실이 아닐까요? 오늘은 이사야 43:2의 말씀을 중심으로, 시련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하나님의 보호와 인도하심을 생각해 보려 합니다.
이사야 43:2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 내가 함께 할 것이며,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하지 못할 것이며, 네가 불 가운데로 지날 때에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하리니.”
구약 성경에 기록된 이 말씀은 여러 시대를 거쳐 온전히 전달되어, 오늘날에도 우리 마음을 사로잡고 위로를 건네는 귀한 구절입니다. 이 말씀은 단순히 시적인 표현이 아니라, 우리가 처한 ‘물 같은 위기’나 ‘불 같은 시련’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직접적으로 동행하시겠다는 강력한 약속이 담겨 있습니다.
1. “물 같은 위기” 속에서도 침몰하지 않는 이유
사람은 물 위에서 오래 떠 있기 어려워합니다. 얕은 물가를 걷다가도 갑자기 깊어지는 강을 만나면, 순간적으로 두려움이 엄습하죠. 기껏 잘 헤엄치던 사람도 예기치 못한 거친 파도나 물살 앞에서는 자신감을 잃곤 합니다.
우리의 삶에서 만나는 “물 같은 위기”는, 물이 깊어지듯 서서히 커져서 우리를 압도하기도 하고, 갑자기 거대한 파도가 치듯 급작스러운 변화로 놀라게도 합니다. 회사에서 갑자기 구조조정이 일어나거나, 믿었던 사람에게서 실망스러운 말을 듣거나, 경제적인 어려움에 봉착할 때, 또는 건강이 나빠져 일상생활조차 버거울 때도 있죠.
이런 순간에 성경 말씀은 아주 분명하게 이야기합니다.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 내가 함께 하겠다.” 우리가 물에 빠졌을 때, 예수님이 손을 내밀어 건져 올리신다는 이미지를 쉽게 떠올립니다. 비록 파도가 거세도, 하나님의 손이 닿으면 결코 침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내가 힘겹게 헤엄치고 있는 동안, 하나님께서 이미 안전한 물가로 인도할 방안을 마련해 두신다는 믿음이야말로 이사야 43:2가 말하는 가장 큰 위로가 아닐까 합니다.
2. “불 같은 시련” 속에서도 타지 않는 비밀
지금 이 순간, 혹시 마음속에 불길이 치솟고 있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억울한 누명이나 오해를 받아 마음이 타들어 가는 것 같은 상황, 감당하기 힘든 인간관계 문제로 인해 정신적으로 소진되고 있는 시기 등은 비유하자면 “불구덩이”를 걷는 경험일 수 있습니다.
불은 단순히 몸을 태우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불안과 두려움으로 가득 채웁니다. ‘이러다 다 무너지고 말겠지, 내 인생은 회복 불가능이 아닐까?’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마다 우리는 스스로 연기에 질식하는 것 같은 답답함을 느끼곤 합니다.
그런데 이사야 43:2의 후반부는 확신 있게 말해줍니다. “네가 불 가운데로 지날 때에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하리니.” 우리 힘으로는 결코 버텨낼 수 없을 것 같은 시련 앞에서도, 하나님은 눈에 보이지 않는 보호막이 되어 주십니다. 불구덩이 한가운데 있어도 하나님이 함께 계시면 그 불꽃이 결코 우리 영혼을 완전히 태워버릴 수 없다는 것이죠.
3. 시련의 의미: 연단을 통한 성숙
물과 불은 우리에게 위험을 준다고만 생각하기 쉽지만, 성경의 다양한 맥락을 살펴보면 연단과 성숙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물은 세례와 씻음을 상징하기도 하고, 불은 때로는 죄를 태워 없애거나 금속을 정련하여 순도를 높이는 도구로 비유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삶에서 맞닥뜨리는 어려움이 늘 고통스럽고 두려운 것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아주 큰 시험이나 난관을 통과하고 나면, 그 과정을 통해서 이전에 몰랐던 깨달음과 단단함을 얻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려움에 몸을 떨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면, 훗날 뒤돌아보았을 때 “아, 그래서 하나님이 그때 나를 그렇게 이끌어 가셨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신앙인이라면, 시련이 닥쳤을 때 ‘내가 왜 이런 일을 겪어야만 하는지’ 탄식하는 대신, ‘이 시련을 통해 하나님께서 내게 알려주시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곧 성경에서 말하는 믿음의 훈련이고, 그 과정을 함께해 주시는 분이 바로 하나님이시지요.
4.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는 실제적인 방법
1) 말씀 묵상
이사야 43장을 비롯해, 시편, 복음서 등을 통해 하나님이 어떠한 분이신지 꾸준히 묵상하는 것은 시련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버팀목이 됩니다. 말씀은 기도와 묶여 있을 때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2) 기도와 솔직한 고백
힘들거나 지친 상태를 억지로 감추기보다는, 하나님 앞에서 솔직하게 털어놓는 순간이 필요합니다. 예수님도 겟세마네 동산에서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라고 고백하셨을 정도로, 우리를 만드신 하나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잘 아십니다. 고백하고 도움을 구할 때, 마음이 점점 가벼워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3) 공동체와 나눔
신앙 공동체나 믿음의 친구들과 함께 어려움을 나누고 기도 제목을 공유하는 것은 큰 위안이 됩니다. 내가 들고 있는 짐이 견디기 힘겨울 때, 함께 기도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시련의 길도 한결 덜 외롭습니다.
4) 감사 습관
물과 불의 위기 중에도 작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은혜의 흔적을 찾아보는 습관은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줍니다. 오늘 하루를 살아갈 힘, 작지만 소중한 사람들의 격려, 건강한 몸의 일부 등은 모두 하나님이 잠시라도 우리 곁을 떠나지 않으셨음을 증거하는 표시이기도 합니다.
5. 두려움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분명한 사실 하나는, 우리 모두는 완벽하게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아무리 신앙이 깊은 사람도 어려움이 닥치면 걱정하고 근심하게 마련이죠. 하지만 그때마다 이사야 43:2를 떠올려 보십시오.
신앙생활을 오래 해온 분이라도,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내려놓기란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민감하게 흔들릴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고난의 원인을 무조건 피하려 하기보다, 그 자리에 머무르되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한 발씩 전진해 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태도를 유지하려면, 말씀을 가까이하며 기도로 의지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내 힘으로 무리하게 뛰어가려 하기보다, 하루하루 성실히 걸어가며 하나님이 예비하신 길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습니다. 가는 길이 아무리 위험해 보이더라도, 그 길 위에 하나님이 친히 함께하신다면, 결국 우리는 침몰하지 않으며 결코 타버리지도 않을 것입니다.
6. 삶의 자리에서 누리는 은혜
한 지인이 늘 하던 말이 있습니다. “길을 잃었다고 두려워하지 마.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길 잃음이 사실은 내가 서 있는 바로 그 곳에서 새 길이 열리는 기회일지도 몰라.” 인생에서 길을 잃은 것 같은 상황도, 혹은 불길에 휩싸인 것처럼 정신없는 상태도, 우리가 다시 한번 주님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물가를 천천히 걸으며 해 질 녘의 노을을 바라보면, 파란 하늘이 붉게 물드는 장관 속에서 내가 처한 상황이 역설적으로 작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삶의 풍경을 조금 더 크게 바라보면, 인간적으로는 불가능해 보이던 문제도 하나님 안에서는 분명 해결책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이사야 43:2는 ‘나 혼자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관점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시느냐’의 관점에서 힘을 얻도록 인도합니다. 다른 이들의 눈에는 “위험해 보여, 큰일 났어”라고 보이더라도, 믿음의 눈으로 보면 그 시련의 강과 불길 안에 이미 하나님의 동행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7. 마무리하며: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고
물과 불은 모두 우리의 인간적 힘으로 제어하기 무척 어려운 자연 요소입니다. 때문에 성경은 이 두 가지를 인생의 큰 고난이나 위기로 자주 비유하곤 합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그 물과 불도 주관하실 수 있는 전능하신 분이십니다.
이사야 43:2의 말씀은 이러한 하나님이 우리 삶의 방향을 책임지실 수 있음을 분명하게 전달합니다. 혹시 지금 깊은 물살을 헤치고 있거나, 뜨거운 불길 가운데 걸어가고 있다고 느껴지는 분이 계시다면, 말씀을 붙들고 기도로 힘을 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침몰하게 내버려 두시거나 불길에 태워버리지 않으십니다. 거칠고 힘든 과정일지라도, 결국은 더 정결하고 단단한 믿음을 가진 당신이 될 것을 기대하며, 오늘의 성경말씀을 마음속에 새겨 봅시다.
당신의 약속 덕에
물길을 건너는 순간에
깊이 잠긴 바닥이 보이지 않아
숨이 턱 막혔을 때도
네 손길은 나를 놓지 않았네
거센 불길 속에 선 순간
마음이 살을 에이듯 아파와도
타지 않는 믿음 한 조각
네 날개로 감싸주었네
무너질 것 같던 모든 절망 앞에
내가 여기 살아 있음은
결국 당신의 약속 덕이었음을
오늘도 고백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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